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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뷰]뮤지컬‘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이건명’배우와의 만남
이건명이 말하는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작품 속 ‘괴물’과의 케미스트리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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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4/20 [11:0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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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명’ 배우 주요 출연작품 및 수상내역

렌트(2001) - 로저 역, 시카고(2001) - 사회자 역, 맘마미아(2004) - 스카이 역, 아이다(2005) - 라다메스 역, 미스 사이공(2010) - 크리스 역, 잭 더 리퍼(2011) - 잭 역, 캐치 미 이프 유 캔(2012) - 칼 해너티 역, 삼총사(2013~2014) - 아토스 역, 프랑켄슈타인 (현재) -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

2001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 2003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 2006 대구뮤지컬어워즈 인기스타상, 2007 대구뮤지컬어워즈 인기스타상, 2011 제5회 대구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 2011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 남우조연상

스테이지뷰’ 소개
 
스테이지(stage, 무대)와 인터뷰(interview)의 합성어인 ‘스테이지뷰’는 무대 위 인물과의 심층 인터뷰를 담은 기획 기사이다.

(서울=더데일리뉴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철학, 과학, 의학을 아우르는 천재 ‘빅터 프랑켄슈타인’역할을 맡은 배우 ‘이건명’을 만났다. 무대 위 이건명은 카리스마가 넘쳤다면, 무대 밖 이건명은 쾌활하고 호탕한 남자였다.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캐스팅 비화

그에게 제일 먼저 궁금했던 것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캐스팅 비화였다. 사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연출 ‘왕용범’은 배우 이건명과 인연이 깊다. 이건명이 출연했던 뮤지컬 ‘삼총사’, ‘잭 더 리퍼’, ‘캐치 미 이프 유 캔’ 모두 왕용범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었다. 인터뷰 초반, 그는 왕용범 연출이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할을 그에게 제안했던 비화를 풀어 놓았다.

“욕심나는 연기 캐스팅이 들어와서 계약을 하려던 참이었다. 그 때 왕용범 연출로부터 연락이 왔다. 프랑켄슈타인 작품이 올라갈 예정인데 지금 계약하려는 그 연극을 하게 되면 프랑켄슈타인과 연습기간이 많이 겹칠 수 있다고… 얘기를 들어보니, 작품의 소재와 참여하는 멤버들이 확 끌렸다.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에 대한 충분한 믿음이 있었다.”

특히 그는 이성준 음악감독과 주고 받았던 이메일 내용을 회고하면서 프랑켄슈타인을 연기하게 된 스토리를 이어나갔다.

“이성준 음악감독과 나는 ‘레미제라블’이라는 작품을 서로 많이 좋아한다. 이전에 그가 이메일로 한국의 레미제라블 같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가 꿈꿨던 한국의 레미제라블이 바로 이거구나라고 생각했다. 서로의 꿈이 만났으니 재미있게 해보자고 했다. 왕용범 연출, 이성준 음악감독이 키를 잡는다면 엄한 길로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대형 창작뮤지컬, 한국 초연 뮤지컬의 러브콜

대형 창작 뮤지컬의 주인공은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출자의 입장에서 믿을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실 그는 믿고 섭외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가 출연했던 주요 작품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특히 그는 한국 초연 뮤지컬의 주인공 역할을 꾸준히 맡아 왔다. 2005년 아이다, 2006년과 2010년 미스 사이공 모두 그를 거쳤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주인공으로도 러브콜을 받는 배우이다.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해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제작한 <투란도트> 역시 이건명 배우가 주인공을 맡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가 출연한 한국 초연 공연과 한국 창작 공연 모두 ‘실험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그는 실험적, 도전적인 무대에서 믿음을 주는 배우인 것이다.



 
딤프와의 인연, 창작뮤지컬 <투란도트>의 첫 번째 남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와의 인연이 궁금했다. 딤프가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의 남자주인공역은 아직까지 이건명 배우 한 명 뿐이다. 어떻게 해서 이 공연의 주인공을 꿰찰 수 있었을까?

“(2000년대 초중반) 대한민국에서 지방 공연을 그것도 한 달 이상 장기 공연은 미친 짓이었다. 그런데 대구에서 맘마미아를 한 달 동안 공연을 하겠다고 사갔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5년 공연이 시작되고) 객석이 한 달 내내 미여 터지는데, 온 도시가 맘마미아 도시가 되었다. 그 때부터 대구가 뮤지컬 도시로 자리매김해 나갔고, 맘마미아 이후로 지방에서도 1주일 이상의 장기 공연이 시작됐다. 맘마미아, 갬블러, 미스사이공 등 대구에 내려가서 공연을 많이 했다. 그리고 미스사이공이 끝날 때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투란도트>라는 작품을 같이 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대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기 때문에 하겠다고 했다. 당시에는 그 작품이 일회성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올해 재연되고, 중국도 다녀오고…”

대구가 사랑하는 배우 이건명은 ‘제 2의 고향이 대구’라 말할 정도로 그 또한 대구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인터뷰의 주제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으로 전환시켰다. 배우의 입장에서 이번 작품의 대표곡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건명 배우가 뽑은 <프랑켄슈타인>의 대표곡 ‘위대한 생명창조...’, ‘난 괴물’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부르는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라는 곡이 있다. 이 노래가 빅터에게 있어서 가장 하이라이트 곡이다. 인생을 통틀어 빅터에게 꿈은 단 하나, 자신의 저주받은 영혼을 부정하는 위해, 생명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작품 전체를 보았을 때 ‘난 괴물’이라는 곡이 아름답다. 한지상 배우가 부르든, 박은태 배우가 부르든 가사 하나하나가 절절하다.괴물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얼굴을 품에 묻고 꿈을 꾸었다고 말할 때 가슴이 너무 아프다. ‘위대한 생명창조’는 웅장한 곡이지만 디테일한 감성까지는 자극해 주지 못한다. 그러나 괴물의 노래는 가슴을 쿡쿡 찌르는 가사가 너무 많다. 디테일한 감성을 건드려주기 때문에 이 노래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박은태, 한지상 배우 사이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 연인의 사랑인가? 모성애인가?

그가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은 ‘괴물’이라는 역이 등장한다. 괴물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생명체로서, 그의 친구 ‘앙리’의 시체를 되살려서 만든 창조물이 ‘괴물’이다. 그리고 그 역할은 요새 뮤지컬 현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배우 ‘한지상’과 ‘박은태’가 연기한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두 배우와 호흡하면서 느껴지는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박은태 배우와 연기를 할 때는 연인의 감정이 느껴진다. 그게 흡사 비슷한 두 세살 차이 나는 여인, 동갑내기 그런 여인과 사랑하는 감정이 있다. 반면에 한지상 배우와 연기할 때는 내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모성애가 느껴진다. 그와 연기할 때는 너무나 애처롭고, 저 생명을 만들어 놓고 버려뒀다는 사실에 너무나 죄책감이 들어 그에게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감정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박은태 배우에게는 연인의 사랑, 한지상 배우에게는 모성애를 느낀다. (이런 차이점은) 아주 미묘하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바라 본 빅터와 앙리의 관계, 그것은 ‘운명’

그런데 관객의 입장에서 이 작품을 볼 때 가장 몰입이 어려웠던 지점은 빅터의 친구 앙리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빅터를 지킨 장면이다. 그 만큼 둘 사이가 목숨이 아깝지 않을 만큼 각별했나 싶을 정도로 둘의 친밀감이나 애착이 잘 와 닿지 않았다. 빅터를 연기한 이건명 배우는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보았다.

“사실 그 둘(빅터와 앙리)의 만남은 제가 해석하기로는 ‘운명적’이었다. 빅터는 앙리를 전쟁 통에서 목숨을 걸고 찾아 다녔다. 신체 접합술, 생명 문제에 파문을 일으킨 그 앙리를 찾아서 이 전투지에도 가보고, 저 전투지에 가보고, 모진 고초를 겪고 결국 만난 것이다. 빅터의 인생 목표인 생명창조에 무조건 필요한 존재가 바로 앙리였던 것이다. 인간 사체 재활용이 꿈인 앙리, 생명을 창조하는 게 꿈인 빅터, 이 둘은 운명적으로 끌릴 수 밖에 없다. 또한 그 둘 모두 부모도 형제도 없는 외톨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말도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그 둘 사이는 절절했다.”

이건명은 빅터와 앙리의 관계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질문에 열정적으로 답을 했다. 그리고 그는 “오늘부터라도 앙리와의 관계를 관객들에게 각인 시켜 드리기 위해 더 날카롭게 표현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 행복한 배우이고 싶은 이건명

마지막으로 이건명 배우가 꿈꾸는 삶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대에 섰을 때 제일 행복하다. 앞으로도 내가 연습에 더 매진하는 사람, 꾸준히 있어주는 사람, 무대를 잘 소화해 내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관객 분들도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에게) 행복해졌다고 박수를 보내줬으면 좋겠다. 정말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무대 밖에서 만난 배우 이건명은 뮤지컬 데뷔 이후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쉬지 않고 달려 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늘 꾸준히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배우였다.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높은 신뢰는 그가 대형 창작뮤지컬과 한국 초연 무대와 같은 실험적 무대의 주인공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대담=조재희 더데일리뉴스 편집국 부장 The dailynews2324@yahoo.co.kr

정리=오지민 기자 thedailynews1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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