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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공무도하(公無渡河) / 김 훈

2009.11.07 04:30:00

(서울=더데일리뉴스) 제목으로 정한 공무도하(公無渡河)는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이다. 봉두난발의 백수광부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죽었고 나루터 사공의 아내 여옥(麗玉)이 그 미치광이의 죽음을 울면서 노래했다.

이제 옛 노래의 선율은 들리지 않고 울음만이 전해오는데, 백수광부는 강을 건너서 어디로 가려던 것이었을까.

백수광부의 사체는 하류로 떠내려갔고, 그의 혼백은 기어이 강을 건너갔을 테지만, 나의 글은 강의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의 이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그 옛 노래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그 사내의 뒷모습을 떠오르게 했는데, 들리지 않는 옛 노래의 선율이 나의 연필을 이끌어주기 바란다._‘연재를 시작하며’

김훈은 삼십 년 가까이, 작가이기 전에 기자였다. 2003년 1월 퇴직하며 마지막으로 기자생활을 한 한겨레신문에서, 작가는 사회부 기동취재팀 소속으로 종로경찰서를 출입하는 ‘종로2진’이었다. 기자는, 아침마다 ‘캡’에게 전화를 걸었다. “캡이세요? 김훈입니다. 지금 종로경찰서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이러저러한 일이 있는데, 이를 기사로 써보겠습니다. 몇매를 보내면 될까요?” 그리고, 마감시간에 한 번도 늦는 법이 없이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기사를 팩스로 송고했다.

기자 김훈의 기사는 현장성이 살아 있고, 간결하고 함축적이었으며 직접적으로 독자에게 호소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옮겨놓았으나 그 관조적인 전달은 백 마디 호소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5개월간의 긴 노래 『공무도하』는 작가로서보다 기자로서 더 많이 살아온 김훈이 기자의 눈으로 보고, 작가의 손끝으로 풀어낸 우리 삶의 이야기다. 그의 첫 장편 『빗살무늬토기의 추억』과 단편들을 제외하면 그는 언제나 과거 안에서 현재를 이야기해왔다.

이제 그가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많은 기사가 그래왔듯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나, 무심히 옮겨놓은 듯 보이는 그 배경과도 같은 풍경 안에서 새로운 인물들, 새로운 이야기―결국은 우리의 이야기인―가 태어난다.

이들이 모여들어 또다른 사건들을 만나게 되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인 ‘해망’은, 어쩌면 서울 변두리 어느 동네의 이름일 수도, 강원도의 어느 산속마을의 이름일 수도 있다. 그 여러 ‘해망’에는 또다른 문정수와 박옥출과 장철수와 노목희와 오금자와 후에가 강 건너 저편으로 가지 못하고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고 있을 것이다. 950매의 짧지 않은 이 노래는, 결국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훈 | 1948년 서울 출생. 자전거 레이서.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개』 『남한산성』 , 소설집 『강산무진』, 산문집 『풍경과 상처』 『자전거 여행』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등이 있다. 2001년 『칼의 노래』 로 동인문학상을, 2004년 단편「화장」으로 이상문학상을, 2005년 역시 단편 「언니의 폐경」으로 황순원문학상을, 2007년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_초판 발행 | 2009년 10월 8일

_128*188 | 양장 | 328쪽 | 값 11,000원

_ISBN 978-89-546-0899-2 03810

_책임편집 | 조연주 서현아(031-955-8865)

더데일리뉴스

idaily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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