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2026.07.16 20:02:04 update

이별하는 이들을 위한 책

2007.07.18 23:02:00

'사랑 다음에도 사랑은 존재하는가'

내 딸이 처음 결혼을 생각했을 때 내게 물었다. “엄마, 우리의 애정이 평생 가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이 사람하고 결혼을 생각한다는 건 정말 어렵네요. 언젠가 끝날 줄 알면서 어떻게 계속 사랑하고 결혼할 수 있지요?” 같은 맥락에서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린 날 잡아서 헤어지기로 했어. 우리 애정이 식은 건 둘 다 잘 아는 사실이고 때맞춰서 다른 상대에게 갈 생각이야. 질질 끌면서 배신이니 뭐니 고민하기보다는 우리 애정이 목적을 다 이뤘으니까 의도적으로 끝내기로 결정했어.”

우리는 사랑이 아름답기만 하고 한 번 생겨나면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이라고, 아니 적어도 자신의 사랑만은 그럴 것이라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랑이란 본래 영원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별을 겪는다.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한 사람만을 사랑하겠다는 낡은 신화에는 큰 변화가 왔다. 애정의 감정은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가질 수 있고 그 형태도 다양해졌다. 그리고 파경은 생각할 수 없는 예외가 아니라 거의 누구나 겪는 일이 되었다. 사랑이 깊은 친밀함으로의 초대이고, 애정이 약속하는 특정한 탐색이라면, 애정의 끝은 우리 자신을 되찾고 우리를 특별한 방식으로 바꿔놓은 친밀함에서 물러나 우리가 그 안에서 얻은 것들을 소화할 기회다. 이제 감사하면서 애정의 끝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 쇼, 샐리 제시 라파엘 쇼에도 자주 출연하며 부부를 위한 조언을 하는 미국의 부부치료 전문가 Daphne Rose Kingma는 저서 를 통해 사랑에 대한 환상을 벗어나도록 돕는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심리학적 탐색을 시도하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유, 이별의 조짐, 이별 후에 겪게 되는 심리적 단계, 홀로 서기 위한 방법, 사랑 다음에 다시 사랑을 만나는 단계 등을 다루며, 이별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고통에서 벗어나 다음 만남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사랑에 대한 낡은 신화, 사랑은 완전하고 모든 것을 포함하며 영원하다는 것.

보통 사랑에 상처를 입으면 하루빨리 새로운 사람을 찾아 그 상처를 메우려고 한다. 주위에서도 사람 상처는 사람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하면서 새로운 만남을 권한다. 다행히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 낫지 않은 상처가 새로운 만남에 방해가 되는 일이 더 많기에 상처를 돌보는 일이 먼저다.

저자는 사랑이 개인의 발달과업을 따라 생겨났다가 역할을 다해 발달과업이 완수되면 수명을 다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사랑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발달과정에서 부족했던 것을 채워 준다. 사랑을 되돌아보면 내가 무의식적으로 채우려고 했던 것, 채워진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정의 끝은 상처라기보다는 한 과정의 완성이 된다.

사랑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 지금 사랑에 빠져 있는 이에게는 어쩌면 이 책이 이야기하는 바가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사랑의 유한함을 이야기한다. 또한, 사랑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또한 불완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이별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짧았든 길었든 간에 애정의 끝은 죽음 다음으로 사람이 겪는 가장 괴로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애정의 시작이 환희와 목표로 가득했듯이 변화에 도전해 볼 생각만 있다면 그 끝도 그럴 수 있다. 자기 자신과 자긍심을 온전하게 유지하면서 고통스러운 이별 과정을 이겨내기 위해 애정을 통해 자기가 어떤 과업을 수행했는가, 그것을 통해 어떤 선물을 얻었는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별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애정은 항상 끝날 이유가 충분하고 분명하게 있으며, 심지어는 필요에 의해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별을 하고 마음이 정리되었다고 느끼려면 반드시 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피해서 돌아가는 길은 없다. 마음을 정리하고 다음에 무엇이 오든 겪을 준비가 되어 있으려면 모든 단계를 느끼며 지나야 한다. 부정의 단계, 눈물과 격노, 비난의 단계, 협상의 단계, 자기 채찍질의 단계를 지나, 연결의 마지막 가닥이 끊어졌다는 자각의 순간을 지나면 드디어 마음의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최남연 기자

idailynews@naver.com

Most Popular

b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