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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 작가 유정운, '소망의 길' 초대전

2007.08.11 00:33:00

전통 민화기법 오방색의 예술로 승화

보지 않고서는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과 한국의 진정한 멋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으리라'.

예술가 특유의 고독을 감내하며 고난의 결정체인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정열로써 한 점의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하기까지,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유정운(49) 화백.‘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라고 일컫는 그는 재료로는 서양화이지만 작품의 표현세계는 동양적인 우리전통의 민화기법을 바탕으로 우리민족 고유의 감성과 문화를 ‘장승’으로 표현해 예술로 승화시킨 주인공이다.

1959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2005년 한국장승학교 10기로 졸업하며, 미술계 입문. 2007년 4월 경남 하동 ‘선암미술관’에서 초청 받아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치고, 한달 후인 2007년5월 경남 창원 ‘주나미미술관’ 개인전을 갖고, 현재 경남 '고성 탈 박물관의 체험학습' 강사로 일반 대중예술의 발전을 이끌며 실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국내 작가가 미술관에서 장승그림 개인전을 갖기는 유 화백이 처음이다. 유 화백 개인으로는 국내 유일의 우리나라 전통문화예술과 창의력 바탕을 일환으로 초대전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에서 영광이고, 또 그의 화법을 정리하는 전시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각별하다.

그의 작품세계는 대부분 자연 속에서 모든 선을 끌어내고, 땀을 흘리며 직접 눈으로 확인한 우리의 정서와 장승의 경이를 마음이 말하는 대로 그려, 어느덧 물아일체의 순간, 창조의 신화가 시작됨을 엿볼 수 있다.

'장승' 작가 유정운의 모습우리의 정서를 담아 산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을 그려놓은 유 화백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 속에서 전통의 오방색과 더불어 민화적 요소가 지배적인 토속적 정취가 물씬.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하다 보이는 가을 풍경을 담은 듯, 우리 강산의 고즈넉함이 화폭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듯하다. 명소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정서와 걸맞게 친근한 느낌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여기서 오방색은 음양오행적으로 현무(北,흑), 주작(南,적), 백호(西,백), 청룡(東,청), 토(黃) 등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대부분 우주의 운행과정을 형상화한 의미깊은 도안이자 운행(運行)인 것이다. 음양오행에 관한 우주관은 궁궐의 단청에 까지 이어져 궁궐, 사찰 건물의 기둥, 공포, 추녀에까지 오방색이 등장하여 그려져 오행의 기운을 돕고 부정함을 멀리하며 경사가 오래되기를 기원하는 수준까지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진행되었다는 것.

화폭에 옮겨내는 유 화백의 손끝은 주눅 들지 않고 언제나 활기찬 모습이다. 소박하면서도 푸근한 느낌의 채색과 원근을 무시한 채 올망졸망하게 포착해낸 구도가 친근하게 다가오고, 투박해 보이는 원색의 윤곽선은 강인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전통문화의 진정한 계승에 대한 유 화백의 소박하면서도 특별한 철학이 담겨있음을 엿볼 수 있다.

재료로는 서양화이지만 작품의 표현세계는 동양적이며, 그의 장승그림은 강렬하면서도 정감이 넘친다. 기본이 웬만큼 단단하지 않고서는 한번에 죽 그어 내려가기 어려운 필법임에 틀림없다.

현대인들에게 위안을 주고, 각박한 세상이지만 도시인들에게 여유롭게 살아가라는 의미에서 모자라고 넉넉지 못한 것 보다는, 고즈넉하면서도 풍요로운 것을 지향하는 유 화백. 지금 이 시간에도 남해 해오름예술촌에서 어렵고 힘드실 때 한번쯤 웃고 마음 놓아 보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작가 유정운의 장승 그림 초대전 『소망의 길』을 열리고 있다. 몇 년을 그리고, 깎아 만든 첫 자식들을 세상에 내어 놓는 수줍은 작가의 떨림이 사뭇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아무도 걷지않는 그 길을 혼자서 외롭게 걸어가고 있는 장승 그림 조각가 유정운에게 등 어리 한 번 두드려 주며 까칠한 손 한번 꼬옥 만져 주자. 한없이 멀어만 보였던 그 길이 결코 외롭지 만은 않았던 것을 느낄 수 있게 말이다. 많은 세월들이 결코 혼자만이 아니었다는 행복감도 맛볼 수 있게. 오늘도 그는 우리의 강산에 흩어진 옛 전통과 민속 문화를 승화해 오방색으로 화폭에 담아내 물들이고 있으리라

최남연 기자

idaily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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