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국악신동 소리기획꾼 전병훈
2015.04.27 08:49:00
5살 때 노래를 시작하여 현재 17년 경력을 갖고 있는 대학생이 있다. 최연소 개인발표(경기12잡가 완창, 시조 완창, 창부타령 완창)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기12잡가(중요무형문화재) 전수자로도 등록되어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전병훈 군이다.
전 군은 2002년 7살의 나이로 2시간 30분에 걸쳐 경기12잡가를 완창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다. 국악신동이 탄생한 것이다. 이후 또 한 번 시조완창을 하는 등 국악계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주자라며 언론 등 방송에서 많은 이슈가 됐었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당시 학교 방침이었던 방송출연 금지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그의 존재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작년 국립국악원에서 세 번째 개인발표회를 진행하면서 성년이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면당에서 학생이 개인발표회를 갖기란 좀처럼 드문 일인데,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 전통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젊은 국악인들과 재즈연주자들이 모여 만든 KOMU를 기획하는 등 다시 한 번 세상에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는 중이다.
▲ 전병훈 군의 7살 때 모습
민요의 첫 발
5살 때 노래를 겸한 동화구현대회를 나갔다가 1등을 하게 된다. 당시 피아노 선생님이 노래를 권유했고, 이왕 할 거라면 국악을 시켜보자는 부모님에 의해서 민요를 시작하게 된다. 완창은 무엇보다 암기가 중요하다. 2시간 동안 가사를 외워야 하는데 단기간에 12곡을 다 외워버려서 최연소로 하게 된다. 7살의 어린 아이가 자연의 경치를 노래한 ‘유산가’, 중국 삼국시대를 그린 ‘적벽가’ 등 어른들도 어려워하는 경기12잡가를 완창하면서 각종 신문과 9시 뉴스에 소개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진학했던 국악중학교에서 방송출연을 일체 금지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100년의 소리 – 3세대의 창부타령
한예종 2학년이던 작년, 경기민요 중에선 제일 유명하고 난이도가 어렵다는 창부타령을 완창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무대는 좀 특별한 무대였다. ‘100년의 소리’라는 컨셉으로 고(故) 전태용 선생이 부르던 구 창부타령과 전숙희 명인이 부르는 지금의 창부타령, 그리고 재즈로 편곡된 창부타령까지 3세대의 창부타령을 다 담아내는 음악콘서트가 됐다.
또한 같은 해 국내최고의 퓨전음악 대회인 한국음악프로젝트에 국악앙상블 팀 ‘짙음’으로 참가하여 최연소 수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올해 4월 국립국악원 주최 온나라국악경연대회 민요병창부문 일반부 은상을 수여했다. 뿐만 아니라 ‘국악 아카펠라 수(秀)’의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14명이 함께 연주하는 국악재즈 그룹 KOMU를 결성하여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 전숙희 명인과 함께한 세 번째 창부타령 완창 때의 모습(국립국악원 우면당)
희소성 있는 남자소리꾼
요즘 들어 희소성이 커진 남자 소리꾼인 동시에 국립 국악중학교, 국악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해 이른바 국악계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타악기를 부전공으로 하여 각종 국악 타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롤 모델을 물어보았다. 국악가수인 장사익 선생님과 작곡가 양방언 씨 같은 음악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 KOMU를 결성했다고 했다.
▲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하는 전병훈 군
전천후 국악공연 팀 KOMU
KOMU는 국악을 10년 이상 전공한 친구들과 모여서 만든 종합예술팀이다. 국악 기획팀이자 장르융합, 창작국악, 정통국악까지 연주가 가능하며, 소리 앙상블, 외국 민속음악과의 융합, 전통무용이나 미술과의 콜라보까지 구상하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팀이다.
때문에 KOMU가 추구하는 것이 국악과 전통예술에 관련된 모든 것을 추구하면서 대중성 있는 퓨전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버클리음대생인 재즈피아니스트와 실력 있는 재즈기타리스트와 함께 콜라보 연주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민족음악과 재즈를 섞는 형태의 음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추세에 한국음악의 우수성을 대중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해피미디움(적절한 비율)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리앙상블 ‘아카펠라 수(秀)’는 보통 국악하면 노래가 단선율인데 반해 판소리 두 명과 민요 두 명의 남녀들이 성부를 다르게(화음)하여 아카펠라로 노래하는 팀이다. 또한 문인화와 국악과 결합시킨 장르도 하고 있다. 보통은 그림이 배경화면 정도로 끝이 나는데 그림의 해석과 이야기를 국악으로 들려준다던지, 문인화에 담겨있는 뜻을 공연할 때 관객들에게 전해주는 형식이다.
KOMU는 궁극적으로 공연기획단체다. 기획, 연출, 구성을 좋아하는 전 군이 팀을 결성하였고, 국악 관련 행사요청이 오면 그 무대에 맞는 성격의 팀을 보내게 된다. 교육프로그램도 있다고 했다. 국악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데, 국악만이 유일하게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장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전 군은 주변에서 미쳐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 편이라고 했다. 현재를 살지 않고, 미래만 본다는 것이다. 본인이 생각해도 하루 종일 콘텐츠와 기획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전통음악을 대중들이 좋아하게 할 수 있는지 그 적절한 조합을 찾는 것이다.
특히 오리지널 국악전통장단과 민요의 틀 위에 재즈를 올린다는 전 군의 관점은 소리꾼다운 뚝심까지 느끼기에 충분했었다. 국악신동에서 어느덧 국악계의 대들보가 되어 다시 나타난 전병훈 군은 어릴 때부터 국악을 못하게 한다는 말이 제일 무서울 정도로 소리가 재미있었다고 했다. 전통음악과 대중사이 간극의 벽을 뚫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소리기획꾼 전병훈의 앞길을 응원해 주길 바란다.
원본 기사 보기:모르니까타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