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식 시의 산책로] 소금바람
2016.03.14 11:08:00
소금바람
우전 임 원 식
나의 혀는
소금바람 맛을 안다
다도해에 불어오는
미역바람
어머니가 갯벌에서
캐오는 조개 바람
신안 염전에서
햇볕에 익어가는
소금바람이
나의 어린 혀에 배어들었다
옹달샘에서 바가지로
떠 마시는 물맛이 아니라
코끝을 간지르며
가슴까지 스며드는
비린 갯바람의 맛
고향 해남에 가면
나도 모르게 나의 혀는
소금바람에 널름거린다
<시의 산책로를 걸으며, 이용대 시인>
바람으로 맛을 안다는 것은 순전히 초극의 정신적 미각이다.
말은 안 해도 어느 나라 어느 지방 사람인지 알아내는 것처럼
이런 표현은 직감과 감각적 인지를 동원하여 만들어 내는 에스프리다.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로 폭우가 올 것인지 소나기가 내릴 것인지
알아내는 것과 같은 극 초단파적 예측력이다.
/미역 바람/조개 바람/갯바람/ 모두 다 소금 끼 속에 들어 있는데
이것을 색실을 갈라내듯이 분별해 보이고 있다.
이런 분석과 종합의 핵심 비의는 싱싱함이요 성장 본질의 갈구이다.
시인은 바다에서 태어났기에 소금바람을 간직한 체질이다.
사막 한 가운데 산다 해도 몸은 늘 바다를 향해 기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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