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N발언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2
2008.07.05 01:26:00
인류역사 이래 한때도 멈춘 적이 없는 미(美). 미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집념과 관심은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증폭되며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대하다.
고대의 인물을 살펴보면 클레오파트라(BC 51~30)가 피부 관리를 위해 우유로서 목욕을 하고 진주를 녹인 술을 마셨으며 양귀비(719~756)는 미용을 가꾸기 위해 말을 타고도 한두 달씩 걸리는 남방에서 나는 ‘여지’라는 과일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천금방(千金方)이라는 먼 옛날 당나라 때 한의학 의서에도 여인에게 있어 아름답고 깨끗하게 하는 수백편의 기록이 있을 정도다.
예로부터 미인은 타고 난 자태도 그러하지만 정갈한 차림새에 이어 머리모양새도 미적 기준으로 상당 부분 차지했다. 옛 여인들의 머리모양이 시대적으로 다양하고 호화롭게 변천해 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이처럼 우리의 문화가 그동안 오랜 역사와 많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관련지식 부족이나 응용발전의 미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처럼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져 있는 머리모양은 세계 여느 민족의 헤어스타일보다 더 훌륭한 문화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최근 TV나 영화의 사극 열풍으로 누구나 한번 쯤 고전 속 여인들의 머리모양을 눈여겨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매체를 통해 한류라는 급물살을 타고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관심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러한 부분들은 단순한 스토리를 전개하는 차원만이 아니라, 한국 고전 속의 여인들의 미에 대한 부분들을 부각시키면서 우리문화 홍보에도 일조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비록 컬러풀한 색상은 아니지만 단아한 한복차림의 옛 여인들의 머리모양새며 장신구, 각종 소품 등은 단순한 차원을 넘어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부분이다.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머리모양은 신분을 상징하는 수단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나, 때로는 상하귀천의 구분 없이 상류층이 하류층을 모방하면서 대유행을 만들기도 했다.
전통사회 여인들의 머리치장에 대한 집착은 과소비적인 사회문제로 번져 나라에서 금지하는 조항을 만들만큼 심각한 시기도 있었다. 이러한 전통사회 여인들의 머리치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남성권위적인 역사 속에서 자존하기 위한 시대적 도피의 탈출구가 아니었나 싶다.
복식에 관한 연구가 ‘머리에서 발끝까지’라는 개념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의복에 비해 고전머리에 대한 연구나 자료는 유일무이한 상황. 또 현존하지만 그 명칭이나 시대적 배경이 모호한 채로 흘러 온 것은 그 문제점을 심각하게 부각시켰다.
화려한 의상과 부담스러우리만큼 큰 가채를 쓰고 나와 옛 여인의 미를 한껏 과시했던 ‘황진이’같은 경우나, 사극으로는 최대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의 녹수의 머리모양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관심을 유발시키면서 고전머리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촉발시키기 충분했다.
또 고전 머리는 현대 감각과 잘 어울린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고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서 단순히 옛것이라는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실제 화려하고 개성적인 스타일을 연출해야 하는 연예인들의 경우 각종 시상식을 비롯한 축제의 현장에 고전 스타일의 머리를 의상과 얼굴형에 맞추어 조화롭게 표현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쪽머리와 새앙머리, 가체머리 등은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현대 감각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보면 고전머리는 관련이 있는 분야, 즉 한복이나 이벤트, 캐릭터 산업 분야와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동기를 다분히 지니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시대와 환경이 현대화되고 첨단화될수록 우리 것을 제대로 알리고 보존하는 노력은 국가나 개인이 다함께 해 나가야 할 우리의 몫. 시대가 변하고 현상이 달라지더라도 기본적인 역사의식은 변하지 않아야 할 부분이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현실화함으로써 세계 속에 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데일리뉴스 / 최남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