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 폭의 그림 같은 넌버벌 뮤지컬 ‘미소MISO’
2012.05.04 12:38:00
(서울=더데일리뉴스) 고즈넉한 덕수궁 돌담길 사이로 이제 막 연녹색 잎을 피우는 나뭇잎이 우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4월 어느 따뜻한 봄날, 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났을 그 날도 마치 오늘과 같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처럼 싱그러운 나뭇잎과, 그 반대로 연인들의 헤어짐을 상징하는 덕수궁 돌담길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조화는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듯 하다.
정동극장 전통뮤지컬 ‘미소MISO’는 ‘춘향전’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국 춤, 기악, 풍물, 소리, 놀이 등 우리의 전통예술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공연이다. 이 작품은 마치 우리네 마당놀이같이 무대와 객석이 하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관객들은 무대 배우들과 함께 노래하고 손뼉 치며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버린다.
특히 ‘미소MISO’를 관람한 관객은 85%가 외국인인데, 그 이유는 이 작품이 대사 없이 한국 춤, 노래, 연주로 이야기를 전개 해 나가면서 언어의 장벽 없이도 작품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한 보자기 안에 곱게 담아냄으로써 공연을 관람하는 동안에 관객들은 다채로운 옛 것의 아름다움을 한 번에 즐길 수가 있다.
하지만 ‘미소MISO’가 단순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춘향전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다고 볼 수는 없다. 이미 익숙한 춘향이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여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더 강화하고 ‘미소MISO’만의 것으로 만든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특히 ‘춘향’에게 숙청을 강요했던 ‘변학도’의 캐릭터 변화를 시도한 것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 작품에서는 그를 폭군이기보다 사랑에 올인하는 감정적인 다혈질의 인물로 부각시킨다. 그의 감정선이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에서 펼쳐지는 북 춤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는데 관객들을 압도하는 힘 있는 북의 소리는 하늘과 땅을 울릴 만큼 웅장했다.
그리고 이 공연은 대사가 없기 때문에 배우들의 표정, 몸동작, 음악 그리고 다른 무대 연출들이 효과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데, ‘미소MISO’는 그것들의 환상적인 조화를 만들어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였다.
흐드러지게 피어 난 꽃잎과 보슬비처럼 은은하게 떨어지는 꽃잎 그리고 푸르른 나무의 상쾌함까지 영상과 조명으로 자연스럽게 연출 해 내면서 무대를 한 폭의 그림처럼 만들어냈다. 아름다운전통 악기와 구슬픈 판소리는 이야기의 감정선을 끌어 올리면서 관객들의 마음까지도 흔들어 놓았다.
지난 4월 18일부터 정동극장에서 상설공연되는 전통뮤지컬 ‘미소MISO’가 앞으로도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냄으로써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는 공연이 되기를 기대 해본다.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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