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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위트가 넘치는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

2012.07.16 11:48:00

관능적 유혹과 살인을 재즈의 선율 속에서 녹여낸 시대의 명작

(서울=더데일리뉴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그 시대의 어두운 면이 무대 위에서 그대로 드러나면서 불편한 진실들이 관능적인 춤과 재즈로 관객들 눈앞에 펼쳐진다. 공연의 첫 장면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는데, 검은 망사 스타킹과 씨스루 의상을 입은 한 여성의 등장을 시작으로 팜므파탈의 여배우들이 보여주는 춤과 노래는 섹시하면서도 위트있게 사회를 풍자한다.

시종일관 이 작품은 과거 시카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상 그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 사회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작품 속에는 ‘살인, 욕망, 부패, 폭력, 착취, 간통, 배신’의 이야기가 한 흐름 속에서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특히 남성중심적 가치관, 물질만능주의, 그럴듯한 겉모습에 쉽게 현혹되는 외형주의 세태를 조롱하며 위선적인 사회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관능미가 넘치는 배우들은 순간순간 클럽의 댄서, 판사, 기자, 수감자 등으로 변신한다. 하지만 그들의 서로 다른 사회적 위치는 이 무대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역할이 바뀐다 해도 배우들은 똑같은 검은 망사, 씨스루, 망사조끼를 입고 있다. 그리고 묘기에 가까운 관능적인 몸짓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이처럼 인물들의 사회적 위치가 허물어지고 각자의 역할의 의미가 무의미해지는 모습은 한 개인이 가지는 어두운 면, 한 사회가 가지는 부조리한 것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가득한 무대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이야기가 가지는 복잡하고 더러운 시대상이 간결한 표현미와 더해져 더욱 예술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이러한 간결한 표현 때문인지 재즈의 선율은 더욱 선명하게 관객들의 귀에 꽂히고, 배우들의 노래와 춤은 한층 더 화려해진다.

올해 뮤지컬 ‘시카고’가 이전 작품과 다른 점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새로운 배우들이 투입되었다는 점이다. 24일 일요일 공연에는 ‘최정원(벨마 역)’, ‘아이비(록시 역)’, ‘남경주(빌리 역)’가 등장 해 여타 공연과는 차원이 다른 완숙미를 보여주어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특히 새롭게 등장한 ‘아이비’는 섹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록시’의 이미지와 잘 어울려 마치 그녀의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열정을 보여주었다.

사실 뮤지컬 ‘시카고’는 기존의 뮤지컬의 성공 공식을 따르지 않은 콘셉트로 유명한데, 이 작품은 기승전결의 플롯 구조가 아닌 벨마를 극 중 사회자로 두면서 아주 비사실적인 방법으로 주제를 부각시키고 이야기의 전개보다 표현의 방식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는 다소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고 장면 전환이 어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공연이 가지는 이러한 특성을 이해한다고 해도 일부 장면들에서는 몰입을 방해하는 부자연스러움이 있었다. 여자 수감자들이 처음 한 자리에 모여 의자와 함께 추는 춤과 독백은 각자의 캐릭터를 살리지 못해 아쉬웠고, 동작들이 매끄럽지 않게 흘러간다거나 다소 배우들의 긴장한 모습이 보이면서 재즈가 주는 자유로움과 관능적인 면이 관객들에게 딱딱하게 전달된 부분도 있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뮤지컬 ‘시카고’는 탄생한지 37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시대를 뛰어넘으며 현재성을 잃지 않는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이 공연은 6월 10일부터 4개월간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자세한 공연문의는 공식홈페이지 참조 http://www.musical-chicago.co.kr/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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