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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2012.08.01 11:31:00

보이지 않는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순수한 영혼 ‘돈키호테’의 이야기

▲ 맨오브라만차_ 무어인의댄스_ 홍광호. 이훈진▲ 맨오브라만차_ 거울의기사

우리에게 친숙한 ‘돈키호테’의 이야기가 스페인 어느 지하 감옥 안으로 들어간다면 어떤 모습일까? 공연은 소설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가 그의 시종과 함께 감옥으로 잡혀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신성 모독죄로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와 그의 하인 ‘산초’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어두운 감옥 안에서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살아가는 죄수들과 마주하게 된다. 죄수들은 그와 그의 시종을 놀리며 그의 소중한 물건인 소설 ‘돈키호테’의 원고를 빼앗는데, 이를 되찾기 위해 ‘세르반테스’는 죄수들에게 ‘돈키호테’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봐 달라고 요청한다.

이 뮤지컬은 젊은 ‘세르반테스’가 노인 ‘돈키호테’ 역을 동시에 맡는 극중극(a play with a play) 형식으로 진행된다. ‘세르반테스’를 연기하는 배우는 젊은이의 목소리와 늙은이의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둘 사이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간다. (7월 29일 2시 공연에는 배우 ‘홍광호’가 ‘세르반테스’역을 맡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젊은 ‘세르반테스’는 점점 ‘돈키호테’와 한 인물로 수렴해 가고 마지막에는 둘 사이의 경계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둘은 하나가 된다.

‘세르반테스’는 미치광이처럼 보일지 몰라도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순수한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죄수들에게 들려줌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또한 감옥에 갇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그 또한 ‘돈키호테’의 힘이 필요했다.

시종일관 ‘돈키호테’는 ‘정의’, ‘사랑’, ‘진실’을 외치며 그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자신을 기사로, 풍차를 괴물로, 창녀를 천사로 믿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모두가 그를 미치광이라 놀리고 가족마저도 그의 ‘병’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는 자신이 외친 ‘정의’, ‘사랑’, ‘진실’이 허무맹랑한 미친 소리가 아니라 진정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임을 증명해 보인다. 이는 ‘돈키호테’ 혼자만의 꿈이었던 이야기가 다른 사람과 함께 꾸는 꿈이 되면서 실현 가능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가 혼잣말로 ‘현실은 진실을 가린다’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배우 ‘홍광호’는 이 부분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말하였는데 자칫 놓칠 수 있었던 이 명대사가 오히려 그의 입에서 작은 소리로 흘러나와 더 진실된 속삭임으로 들렸다. ‘돈키호테’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현실 너머의 진실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진 순수한 영혼일지 모른다. ‘슬픈 수염’을 가진 그이지만 그 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꿈꿔 온 여인을 만나고 그가 이루고자 했던 진정한 기사가 되었으니 말이다.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이룰 수 없는 꿈 The Impossible Dream’ 가사 중) 이 노래 가사처럼 ‘돈키호테’는 그 자체로 ‘세르반테스’이자 죄수들이고, 잠시 꿈을 잊고 살아간 우리들 심연에 있는 또 다른 자아인 것이다.

이 공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페인의 음색을 잃지 않고 통일되고 안정된 음악을 선보이면서 극의 완성도를 높였는데, 특히 스페인의 독특한 선율은 강렬하면서도 슬픈 ‘돈키호테’와 죄수들의 삶을 잘 표현하였다. 또한 노래 가사와 음악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한 편의 시를 읊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7월 29일 일요일 2시 공연에는 ‘세르반테스’ 역에 ‘홍광호’, ‘알돈자’ 역에 ‘조정은’, ‘산초’ 역에 ‘이창용’이 열연을 펼쳤으며 같은 배역으로 ‘황정민’과 ‘서범석’이 ‘세르반테스’ 역을, ‘이혜경’이 또 다른 매력의 ‘알돈자’를, 귀여운 ‘산초’ 역에 ‘이훈진’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샤롯데씨어터에서 10월 7일까지 공연되며 자세한 공연내용은 샤롯데 홈페이지 참조(http://www.charlottetheater.co.kr/)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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