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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에게 솔직해 지는 시간, 연극 ‘댄스 레슨’

2012.08.15 11:24:00

‘춤추는 고두심’ 6가지 댄스로 여자를 이야기하다.

▲ 댄스레슨 ‘스윙 Swing’▲ 댄스레슨 ‘컨템포러리 댄스 Contemporary dance’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는 그녀 ‘릴리(고두심)’에게는 어떤 고민이나 슬픔은 없을 것만 같았다. 우리는 이렇게 한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그녀가 행복한지 또는 불행한지를 단정해 버리곤 한다. 그리고 그녀 스스로도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 속에 맞춰 자신을 행복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자기 자신을 속인다. 슬픔으로 가득 찬 마음을 숨긴 채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 불쑥 낯선 한 남자가 찾아 온다. 자기가 만든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그녀를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흔들고 또 흔드는 그, 그의 이름은 ‘마이클(지현준)’이다. 그는 동성애자다. 그는 세상이 만든 울타리에 갇혀 그런 세상을 조롱하고 비난한다. 그러나 어느새 그 또한 그 울타리 안에서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가며 진실된 자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댄스 레슨으로 만난 이 둘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었다. ‘릴리’는 사랑했던 딸을 오래 전에 잃었고, ‘마이클’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었다. 이런 아픔들의 작은 조각들이 춤을 통해 하나 둘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숨겨 두었던 아픔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드러나는 아픔들은 숨기고 살아왔던 지난 과거보다 더 아름답게 빛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슬픔을 공유하고 기쁨을 나누며, 진정한 우정을 느끼는 친구가 되어 갔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20개국에서 공연이 된 세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200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초연 이후에 2003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며, 지금까지 12개국의 언어로 번역된 검증된 명작이다. 춤과 음악, 코미디가 공존하는 이 작품은 나이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사회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한편, 재미와 감동을 함께 담아내면서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사회 문제들은 미국 사회에서는 크게 문제시된 것들이다. 특히 동성애자의 문제, 여성 낙태 문제 등은 20세기 미국 사회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던 문제이고, 그 시대를 살았던 두 남녀 ‘릴리’와 ‘마이클’이 가지고 있었던 공통된 문화였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한국 관객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았을 것이다. ‘릴리’의 딸이 죽은 배경에는 ‘낙태’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목사 아버지(‘릴리’의 남편)와 딸의 갈등은 미국 사회에서는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었지만(미국에서는 영화, 소설 등 많은 대중매체에서 이러한 소재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한국 관객과 크게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다소 이질적인 내용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사회문화적 배경의 차이를 넘어서서 관객과 이 공연이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한 여성과 남성의 솔직한 이야기가 만국공통 언어인 춤으로 승화되면서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스윙, 탱고, 왈츠, 차차차 등 우리들에게 익숙한 음악과 몸짓으로 두 남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충분했다.

고두심의 연기 변신으로도 크게 주목 받고 있는 이 공연은 9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은 이 공연을 보면서 한바탕 웃음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응원해 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자세한 공연문의는 1588-0688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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