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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름다운 고전의 숨결이 느껴지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12.11.07 11:02:00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열정과 절망의 스토리, 차가운 겨울과 잘 어울려

▲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베르테르_김다현, 롯데_김아선▲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서울=더데일리뉴스) 가을과 겨울 사이에 느껴지는 이 고독은 젊은 베르테르가 감당해야 할 시련과 같았을까? 아직 노란 단풍이 지지 않은 풍경과 뿌연 입김이 나오는 차가운 공기는 그의 생애를 함축적으로 느끼게 해 줄만큼 그와 잘 어울린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수 백년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독일의 작가 ‘괴테’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지난 2000년 초연 이후 뮤지컬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깊고 넓은 인간 감정의 스펙트럼은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강한 열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데 특히 소년의 순수함을 간직한 젊은 ‘베르테르’가 사랑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흔들리는 감정의 요동침은 보는 이들 또한 ‘베르테르’와 혼연일체가 되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2012년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4인 4색의 ‘베르테르’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데,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4명의 배우가 ‘타오르는 열정’, ‘애끓는 갈망’, ‘차가운 절망’, ‘사랑의 설렘’이라는 4가지 테마를 연기한다.

지난10월 28일 일요일 낮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김다현’이 ‘베르테르’ 역을 연기했는데 그가 보여준 ‘베르테르’는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는 여자에 대한 강한 갈망이 느껴지는 슬픔에 찬 남자의 모습이었다.

배우 ‘김다현’은 이전 작품인 뮤지컬 ‘쌍화별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면서 카멜레온처럼 변화하는 연기 열정을 보여주었다. 작품마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완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의 연기는 특히 ‘베르테르’ 역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갈망했던 그녀 ‘롯데’ 역은 ‘김지우’가 맡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롯데’의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 내 ‘김지우’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하는 무대였다. 특히 배우 ‘김지우’는 ‘롯데’가 가지는 밝은 성격과 소녀 감성을 잘 표현해 냈다. 하지만 다소 통통 튀는 연기와 보이스는 다른 연기자들과 부자연스런 호흡을 만든 느낌도 주었지만 ‘베르테르’의 구애 앞에서 흔들리는 ‘롯데’의 감정을 인상 깊게 표현했다.

이 공연은 ‘베르테르’와 ‘롯데’의 캐릭터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다. ‘롯데’가 사랑한 약혼자 ‘알베르트’는 배우 ‘홍경수’가 연기했는데, 그가 ‘베르테르’의 언행에 분노를 느끼며 자신의 여자를 지키기 위해 카리스마 넘치는 보이스로 ‘베르테르’를 향해 경고를 하는 장면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그는 화려한 반주가 없었음에도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관중을 휘어 잡을 만큼의 힘으로 ‘베르테르’에 느끼는 분노를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또한 ‘베르테르’의 응원에 힘입어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을 쟁취하고자 했던 ‘카인즈’역에 ‘오승준’은 ‘베르테르’의 비극을 암시하면서 슬픈 사랑의 결말을 맞이하는데, 그의 목소리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가벼운 나비처럼 연약함과 강한 날갯짓을 동시에 느끼게 할만큼 매력적이었다.

‘카인즈’가 ‘베르테르’의 분신처럼 타오르는 열정으로 애끓는 사랑을 한 남자였다면, 마을의 주막주인 ‘오르카’의 역을 맡은 ‘서주희’는 ‘베르테르’의 아픔을 이해하고 감싸주면서 관객들이 ‘베르테르’의 감정선을 따라 함께 휘청 거릴 때마다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녀의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는 마치 아름드리나무의 깊은 뿌리와 같았다.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 깊었지만 이 작품의 아쉬운 점은 공연이 끝나고도 흥얼거리거나 마음 속에 담아 둘 음악이 없었다는 점이다. 14인조 오케스트라가 참여하고 새로운 신곡도 추가 되었지만 명곡이라 할 만큼의 음악이 탄생하지 못해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음악과 함께 무대 연출 또한 다소 아쉬웠는데 난파한 배의 형상을 한 무대는 ‘베르테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내 인상 깊었지만 시각적으로 무대 뒤쪽에 있어 배우들이 그 위에서 연기를 할 때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베르테르’가 자살을 기도하는 마지막 장면이 그 난파한 배 옆에서 펼쳐졌는데, 관객들이 보기에는 다소 불편한 위치에서 연기가 펼쳐졌다. 물론 시련이라는 막다른 벽 앞에서 좌절한 ‘베르테르’의 고통을 표현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의 표정과 움직임을 잘 볼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러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공연장 밖으로 나왔을 때 다시 느낀 저녁 공기는 ‘베르테르’의 마지막 숨결처럼 차갑고 쓸쓸한 느낌이었다. 지금의 계절과 잘 어울리는 이 작품은 오는12월 16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자세한 공연문의는 1588-0688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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