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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故 김광석 노래의 새로운 변신

2013.05.17 11:48:00

색다른 이야기와 매력 넘치는 캐릭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서울=더데일리뉴스) 故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이 있어 화제다.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흐린 가을에 편지를 써’, ‘거리에서’ 등 그의 주옥같은 음악으로 구성된 뮤지컬은 어떤 모습일까?

그의 음악은 쉽게 논할 수도, 새로운 의미를 더하기도 어려울 만큼 그 자체로 사랑받는 고유성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그의 음악을 사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일 수 있겠는가. 특히 그의 노랫말을 완전히 새로운 맥락 위에 올려놓는 작업은 꽤 실험적인 도전이라 볼 수 있다. 뮤지컬 <그날들>이 바로 문제의 화제작이다.

뮤지컬 <그날들>은 이야기의 배경부터 신선하다. 우선 뮤지컬 무대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청와대와 그 곳에서 일하는 경호원들을 둘러싼 사랑과 죽음,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청와대’, ‘경호원’ 이 두 단어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이미지들이 이 작품에 호기심과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작품의 줄거리는 2012년 청와대에서 갑자기 사라진 대통령의 딸 ‘하나’와 그녀를 수행하던 경호원 ‘대식’이 사라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 실종사건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20년 전 발생한 한 통역사와 그녀를 수행하던 경호원 ‘무영’이 사라진 것과 유사한 것이다. 그리고 이 두 사건 가운데 한 남자가 있다. 바로 ‘무영’의 친구이자 청와대 경호부장 ‘정학’이다. 벗어날 수 없는 운명처럼 ‘정학’은 이 사건들 가운데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만 하는 운명을 떠안게 된다.

작품은 크게 두 가지 무대 배경으로 한다. 하나는 청와대, 다른 하나는 숲이다. 보통 대형 뮤지컬의 경우 화려한 유럽의 왕실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시기는 현대, 장소는 청와대다. 어떤 사건 사고도 용납될 수 없는 정적인 청와대, 그리고 화려함 보다는 정숙함을 강조하는 그곳을 뮤지컬 무대 위에 올리는 작업은 굉장히 색다른 시도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배경인 숲은 문제의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이자 그 문제를 해결하는 단서가 발견되는 곳이다. 비밀이 숨겨진 이 장소는 작품에 몽환적인 느낌과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청와대와 숲을 무대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그날들>은 ‘실커튼’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실커튼 위에 투사된 영상은 마치 3차원처럼 입체성을 갖게 되고 관객들은 숲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보일 듯 말듯 실커튼 뒤에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더욱 줄거리의 미스테리한 성격을 강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20년 전 그 날 숲에서 경호원 ‘무영’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조명과 무대 기술이 만나 더욱 극의 긴장감을 높였는데, 특히 조명의 사용이 인상 깊다. 붉은 조명으로 완전히 덮어버린 무대는 ‘무영’의 죽음을 표현하고, 관객들은 밀려오는 슬픔에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뮤지컬 <그날들>은 캐스팅도 화려하다. 철두철미한 경호원 ‘정학’역에 배우 ‘유준상’과 ‘오만석’, 그리고 일본 극단 사계 출신의 실력파 ‘강태을’이 트리플 캐스팅되었다. 그리고 그와는 대조적인 캐릭터 ‘무영’은 배우 ‘지창욱’과 뮤지컬 무대에서 안정된 연기력으로 호평받는 ‘최재웅’, 가수 ‘오종혁’이 함께 한다. 마지막으로 이 두 남자가 사랑했던 ‘그녀’는 뉴욕 뮤지컬페스티벌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방진의’ 그리고 6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김정화’가 연기한다. 그 외에도 대통령의 딸 하나의 수행 경호원 ‘대식’역은 ‘김산호’, ‘김대현’, 대통령 전담 요리사 ‘운영관’역은 ‘서현철’, ‘이정열’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관객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대학로 뮤지컬 센터 대극장에서 6월 30일까지 계속되는 뮤지컬 <그날들>에 대한 자세한 공연 내용과 예매 정보는 공식홈페이지(www.musicalthedays.co.kr) 참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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