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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좋은 예감이 드는 뮤지컬 ‘해를 품은 달’

2013.07.12 13:03:00

“그래 사랑이다” 노랫말 등 음악과 무대 연출 모두 최고

▲ 뮤지컬 ‘해를 품은 달’▲ 뮤지컬 ‘해를 품은 달’▲ 뮤지컬 ‘해를 품은 달’▲ 뮤지컬 ‘해를 품은 달’

(서울=더데일리뉴스)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흥행했던 작품이 뮤지컬로 다시 각색되면 원작만큼 뮤지컬에 만족을 느끼기가 어렵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또한 이미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를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관객들을 기다렸을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뮤지컬 <해품달>은 지난 6월 용인 포은아트홀 프리뷰 공연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딤프)을 거쳐, 드디어 서울에 입성했다. 과연 이 작품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지난 7월 6일 대망의 서울 첫 공연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이 올랐다. 그 날 오후 7시 배우 ‘김다현’이 무대에 서는 날, 아직 입소문이 퍼지지 않았는지 관객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의 티켓파워를 생각한다면 조금은 아쉬운 관객 수였다.

공연은 몽환적이고 주술 속에 빠져 들어가는 것 같은 춤사위로 시작됐다. 앞으로 일어날 슬픈 운명을 암시하듯 분위기는 무겁고 신비로웠다. 그리고 주인공이 등장했다. 남자주인공 ‘이훤’과 여자주인공 ‘연우’가 우연히 저잣거리에서 만나는 장면이었다. 마치 순정만화의 한 장면처럼 둘은 그렇게 운명적으로 서로의 사랑을 알아보았다.

이 작품은 앙상블의 춤과 음악이 상당히 돋보이는데, 두 주인공이 서로를 알아보는 이 저잣거리 장면은 <해품달>이 관객들의 마음을 처음으로 열게 만드는 중요한 장면이다. 무대 정면에 투사된 영상디자인은 저잣거리를 신명나게 그려냈다. 마치 흥이 절로 나는 발걸음으로 장거리를 뛰어 노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진 듯 했다. 이 작품에서 영상디자인은 상당히 효과적으로 쓰이며, 작품이 가지는 환상적인 요소와 동화 같은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 주는 기능을 한다.

저잣거리가 관객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해 주는 또 다른 이유는 귀에 쏙 들어오는 앙상블의 화음과 춤 때문이다. 프로그램북에 나오듯이 작곡가 ‘원미솔’은 “에헤이야!”라는 추임새를 많은 뮤직넘버에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중복된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로 다른 음악 장르 안에서 그 추임새는 귓가에 맴돌기 시작한다. 어느 때는 흥겨움을 전달하고, 또 언제는 슬픈 민중의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해품달>은 원작이 가진 로맨틱한 분위기를 그대로 무대 위에 옮겼다. 오히려 드라마보다 더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이훤’이 ‘연우’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로맨틱한 장면들 중 일품이다. 아름다운 영상과 무용수들이 추는 춤사위를 보고나면 절로 그들의 사랑에 푹 빠지는 기분이 든다. 만약 연인이 함께 이 공연을 본다면 분명 더 서로의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힘이 있는 이 작품은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져 그 빛을 더 했는데, 아마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시적인 대사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훤’과 동시에 ‘연우’를 사랑하는 ‘양명’이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을 때 그의 고백을 정중히 거절하는 ‘연우’의 노랫말과 그녀 곁을 떠나는 ‘양명’의 슬픈 독백은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내 맘 속에 단 하나의 태양, 별빛이 건넨 말을 지우리라.”, “별빛이 품었던 마음, 너만의 태양이고픈” 이미 ‘연우’의 마음속에 들어 온 ‘태양(=왕세자, 이훤)’이 있으니 ‘별(=양명대군)’이 건넨 말을 지우겠다는 ‘연우’의 말에 ‘양명’은 자신은 태양에 비해 작고 비천한 별일지 모르지만 그 별이 지녔던 마음은 ‘연우’의 사람이 되는 것이었음을 잊지 말아 달라는 애틋함이 가사에 잘 드러나고 있다.

음악, 가사, 영상, 춤, 연기 모두 최고의 하모니를 보여주었다면 여기에 조명을 빠트려선 안 될 것이다. <해품달>은 작품의 동화적인 색채를 조명에 크게 기대어 표현되었다. 시간의 전개를 상징하는 조명의 효과라든가 운명을 암시하는 효과 또는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계단을 상징하는 등 작품 전개에 있어서 제한된 무대 공간이 가지는 한계를 조명으로 뛰어넘었다.

그런데 혹시 드라마나 소설을 보지 못한 관객이 있다면 뮤지컬 <해품달>을 볼 때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원작을 짧은 공연 시간에 맞춰서 전달하다보니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생략되는 것도 많았다. 1막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한 관객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라는 말을 내뱉을 정도로 처음 <해품달>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내용이 헷갈릴 수 있다. 물론 드라마를 이미 본 사람이라면 다르겠지만 뮤지컬 <해품달>을 보기 전에 원작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하고 보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뮤지컬 배우 ‘김다현’ 특유의 재치가 작품 곳곳에 잘 묻어나는 뮤지컬 <해품달>은 첫 공연 이후로 차츰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흥행은 계속 될 것으로 기대된다. 뮤지컬 <해품달>은 7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계속된다.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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