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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귀여운 탈을 쓴 인형들의 19금 코믹 뮤지컬 ‘애비뉴 Q’

2013.08.29 16:01:00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인형들의 매력에 빠져들다

(서울=더데일리뉴스) 지난 해 뮤지컬 <위키드> 내한공연은 혜성같이 한국 관객들 앞에 나타나 새로운 충격을 줬었다. 화려한 쇼와 음악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 이 뮤지컬은 어른과 아이 모두를 사로잡았던 공연이었다. 그리고 1년 후 <애비뉴 Q>라는 새로운 뮤지컬이 한국에 상륙했다. 인형과 사람이 등장하는 이 공연은 얼핏 보기에 가족 뮤지컬처럼 보인다.

그러나 뮤지컬 <애비뉴 Q>는 가족 뮤지컬이 아니다. 일단 <위키드>를 경험했던 관객이라면 완전히 그것과 차원이 다른 내용의 뮤지컬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겠다. 정확히 말하면 <애비뉴 Q>는 달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낸 풍자 뮤지컬이다. 그리고 대단히 야한 농담과 상황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성인 뮤지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뮤지컬 공연은 비싼 취미 활동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뮤지컬을 보려면 큰돈이 필요한데, 역사물도 아닌 단지 인형이 나오는 공연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몰릴 수 있을까?

걱정도 잠시, 2004 토니상 그랜드 슬램이라는 화려한 수상경력이 입증하듯 이 공연은 마니아 층을 형성할 만큼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마치 미국 유명 시트콤 <프렌즈>를 연상시키는 재미와 유쾌함이 작품 전체를 휘감고, 아주 잘 만들어진 인형들과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노래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꽤 인상 깊었다.

이 공연의 매력은 ‘인형’이라는 매개물이 가지는 순수함을 완전히 뒤엎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인형이 섹스를 하고, 인형이 야동을 보고, 인형이 유혹한다. 그리고 그 인형들은 바로 지금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을 만큼 세속적이다.

영문학 학사를 취득했지만 기술은 없고 일도 없는 청년 백수,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오로지 방안에서 야동만 즐겨보는 자,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두개나 땄지만 고객 하나 없는 상담치료사, 서른둘에 아직 제대로 데뷔 못한 코미디언 등등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놀랍도록 우리 주변 아니 바로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 공연에는 아주 세련된 풍자와 유머가 공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그리고 그 풍자는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된 부분도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를 가감 없이 이야기할 때는 객석이 관객들의 환호와 웃음으로 들썩였다. 마당극이 따로 없었다.

이처럼 이야기 속 유머코드와 함께 <애비뉴 Q>의 뮤직넘버 또한 굉장히 신나고 재미있다. 가사 없이 들으면 아주 밝고 예쁜 음악인데 가사를 넣으면 완전히 다른 노래가 되어 버린다. 인형들이 던지는 메시지들을 한번 보고 넘어가자.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다!’, ‘누구든 인종차별하고 있지 않은가? 흑인이든 백인이든 그리고 유대인이든!’, ‘나는 게이다!’ 등등

전체 맥락을 생략하고 인형들의 메시지만 발췌하니 상당히 저돌적인 작품으로 보이지만 이 모든 메시지들이 웃음코드와 같이 간다. 그래서 더 공감되는 메시지로 다가오고, 더 진솔하게 느껴진다.

이 공연은 ‘For Now(지금 뿐)’라는 제목의 노래로 끝이 나는데, 이 노래 가사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노래는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포장된 미래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든 건 변화기 나름이고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로 정리한다.

For now ther’s life! 지금 삶이 있고! / Only for now! 잠시 뿐! / For now there’s work! 지금 직장도 있고! / Only for now! 잠시 뿐! / For now there’s happiness! 지금 행복이 있고! / But only for now! 하지만 이 또한 잠시 뿐! ...중략… Each time you smile 당신은 매번 웃고 있지만 / It will only last a while 그 웃음 잠시 뿐 / Life may be scary 삶이 두려울 수 있지만 / But it’s only temporary 하지만 그 또한 한 순간일 뿐 / Everything in life is only for now 인생의 모든 것은 다 잠시 뿐

뮤지컬 <애비뉴 Q>는 10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계속되며 자세한 공연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http://www.avenueq.co.kr/) 참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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