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기생 풍월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 뮤지컬 ‘풍월주’
2013.12.02 14:55:00
(서울=더데일리뉴스) 춤, 노래, 글 등 여러 가지 기예를 닦아 남에게 선보이는 직업이 과거 기생이었다면, 보통 그 기생은 여성이었으나, 뮤지컬 <풍월주>는 “만약 그 기생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면?”이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예인(藝人)으로서의 삶을 남성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풍기문란하고 권력에 현혹된 손님을 여성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 작품의 주요 캐릭터는 최고의 풍월(남자 기생) ‘열’과 그와 동고동락하는 친구 ‘사담’, 그리고 ‘열’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진성여왕’이다. 이 세 사람이 풀어내는 잔인한 삼각관계는 작품의 비장함과 슬픔을 만들어내고,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열’과 ‘담’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본 공연은 CJ 문화재단 창작지원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의 선정을 시작으로 리딩 공연을 통해 공연의 일부가 소개되며 뮤지컬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심은 초연 기간 동안 평균객석점유율 90%를 달성할 정도였으며, 이러한 흥행은 지난 6월 일본 진출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이처럼 리딩 공연 이후 생겨난 뮤지컬 <풍월주>의 팬덤, ‘풍월주인’이라 불리는 팬들은 이 공연이 성장하는데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동성애를 표현한 작품들 중에 이 작품만큼 가슴이 쓰리고 아픈 작품을 찾기도 어렵다. 그 만큼 이 공연은 나름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중심 소재라 할 수 있는 남자 기생 ‘풍월’이라는 상상력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이야기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기존의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역전시킨 것에 불과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작품의 내용이 다소 고리타분하고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남자 기생 풍월이라는 소재만 빼고 본다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여전히 뮤지컬 ‘풍월주’는 티켓 오픈 이후에 쟁쟁한 대극장 공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높은 예매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배우 ‘정상윤’, ‘조풍래’, ‘신성민’, ‘배두훈’, ‘김지현’, ‘전혜선’, ‘임현수’, ‘최연동’, ‘김보현’, ‘김지선’, ‘이민아’의 열연이 돋보이는 본 공연은 2013년 11월 9일부터 2014년 2월 16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진행된다.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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