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품위와 절제를 이야기하는 춤 ‘묵향’
2013.12.04 13:10:00
(서울=더데일리뉴스) 품위가 사라지고, 절제가 없는 현대 사회에 경종을 울리듯 정갈한 선비정신을 이야기하는 작품 <묵향>이 국립극장 무대 위에 오른다. 사군자를 소재로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이 작품은 한국춤의 진가를 느끼게 하고, 서사적이고 극적 스토리텔링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춤’을 작품 중심에 두고 있다.
특히 <묵향>은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윤성주가 안무를, 패션브랜드 <KUHO>의 디자이너였던 정구호가 의상, 음악, 무대 디자인을 비롯한 총연출을 맡아 화제다. 제일모직 전무로 활동했던 정구호는 뉴욕 매거진이 선정한 ‘2011년 주목해야 할 9명의 디자이너’로 꼽혔으며, 2012년 3월 파리컬렉션에 첫 진출을 하는 등 남다른 행보로 주목받는 아티스트이다. 또한 그는 영화, 무용 공연 등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아티스트 정구호가 선보이는 <묵향>은 어떤 모습일까? 먼저 이번 무대는 별도의 장치 없이 깔끔하다. 4폭의 흰 막이 무대 상부에서 바닥까지 이어지며, 그 위로 영상이 투영된다. 의상은 기존의 무용복과 차별화하고 있는데, 전통복식 라인을 유지하면서 천의 색감, 재질 등을 응용해 그만의 한복을 창조했다. 그가 만들어낸 저고리의 길이는 짧아졌고, 고름은 사라졌다. 치마는 더욱 풍성해지고 봉긋해졌다. 색은 흰색, 회색, 검정이 쓰이고 여기에 분홍, 노랑, 초록이 포인트가 된다.
한편, 이 작품은 총 6장(시작과 끝, 매, 난, 국, 죽)으로 구성되어 사군자가 상징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군자의 시선을 담는다. 순백의 표면 위에 함축적인 형태로 군자의 미덕을 표현하고, 정갈하게 마음을 갈고 닦은 선비의 정신이 고스란히 무대 위에 재현된다.
故 최현의 유작인 <군자무>(1993년 국립무용단 초연)를 재창작한 <묵향>은 우리문화의 진면모를 관객 앞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에 대한 고루한 통념을 깨고 스타일이 살이 있는 춤 <묵향>은 오는 12월 6일부터 8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자세한 공연 내용은 홈페이지(www.ntok.go.kr) 참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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