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빛내는 사람들
2013.12.12 17:40:00
(서울=더데일리뉴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자신을 용맹한 전사라고 믿는 노인 ‘돈키호테’가 자신에게 기사 책봉을 내려 줄 영주와 아름다운 레이디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여정 속에서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금 당신은 꿈을 꾸고 있습니까?’ 주인공 ‘돈키호테’는 등장인물들과 관객들 모두에게 끊임없이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하인 ‘산초’, 여관 시녀 ‘알돈자’, ‘여관 주인장’은 자신을 기사라 믿는 ‘돈키호테’가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그들의 도움 덕분에 ‘슬픈수염의 기사’로 책봉된 ‘돈키호테’는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을 이룬 존재가 된다. 그와 동시에 여관 시녀와 여관 주인장 역시 순결한 레이디, 영주님으로 존경받는 존재로 탈바꿈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게 ‘돈키호테’의 환상이 만들어 낸 상황극이지만 상황극 속 등장인물들은 진심을 다해 그 극에 몰입한다.
‘돈키호테’의 조력자들 중 가장 극명하게 신분이 뒤바뀌는 존재는 여관 시녀 ‘알돈자’와 ‘여관 주인장’이다. 두 사람 모두 여관이라는 공간 속에서 하찮은 일을 하며 살아가지만 갑자기 그곳에 등장한 ‘돈키호테’에 의해 순결하고 아름다운 레이디, 영주님으로 칭송받게 된다. 특히 이 두 조력자들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두 인물은 각자 진지함과 가벼움이라는 대조적인 캐릭터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작품의 무게를 적절히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먼저 ‘알돈자’는 극에 무거움을 더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노새끌이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모든 것을 잃은 고통 받는 여자이지만 ‘돈키호테’를 만나 순결과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존중받게 된다. 마치 성경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알돈자’와는 대조적으로 ‘여관주인장’은 극에 재미를 더하는 역할을 맡는다. 물론 극에 재미 요소를 더하는 인물은 ‘산초’이지만 실제 공연을 보면 ‘산초’만큼이나 재미있는 캐릭터가 바로 여관주인장이다. 특히 2012년, 2013년 한국판 <맨 오브 라만차>에서 여관주인장 역을 맡은 배우 ‘서영주’의 연기는 주목할 만하다. 그의 촐랑 맞은 연기와 목소리는 어두운 무대에 톡톡 튀는 감초처럼 관객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처럼 이 공연은 단순히 ‘돈키호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를 진정한 기사로 만들어 준 빛나는 조력자들이 존재하기에 이 작품은 강한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돈키호테’를 연기하는 ‘조승우’와 ‘정성화’의 연기뿐만 아니라 ‘산초’의 ‘정상훈’, ‘이훈진’, 여관주인장 역의 ‘서영주’, ‘알돈자’역의 ‘김선영’, ‘이영미’의 연기가 서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는 것도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여러 가지 이유들 중 하나는 무대 연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지하 감옥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샛노란 해바라기와 대비되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한다. 그리고 2막에서 현실과 환상 사이를 구분 짓는 매개체인 ‘거울’은 무대 조명을 객석으로 반사시켜 마치 관객들이 무대 위 ‘돈키호테’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원작이 400년 동안 전 세계인을 감동시켜온 것처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뮤지컬로 남을 것이다. 본 공연은 2014년 2월 9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자세한 공연 문의는 1566-5212(오픈리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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