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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홍씨’의 비밀스런 기록이 말하는 한 가족의 비극사

2013.12.16 17:34:00

남편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기록해 나간 조선의 여자 ‘혜경궁 홍씨’

(서울=더데일리뉴스)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 사도세자의 아내로 모진 삶을 견뎌낸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그녀가 쓴 ‘한중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총체극 <혜경궁 홍씨>는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낸 조선의 역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조선시대 여류문학, 궁중문학으로 분류되는 ‘한중록’은 정계야화로서 역사의 보조자료일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가지기도 한다. 영국의 작가 마거릿 드래볼(Magaret Drabble)은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 영감을 얻어 ‘붉은 여왕’(The Red Queen)이라는 소설을 쓰기도 하였다.

한편, 이 작품의 연출가 ‘이윤택’은 한 인터뷰에서 조선의 역사 기록물이 남성의 전유물이었다면 여성에 의해 쓰여진 ‘한중록’을 무대 언어로 풀어낸 <혜경궁 홍씨>는 조선역사의 아웃사이더에 대한 극이자 일종의 페미니스트 극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여성극이라 할 수 있는 <혜경궁 홍씨>는 조선왕조의 역사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으로 기록되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기존의 남성중심의 이야기 구조(사도세자와 그의 아버지 영조, 아들 정조의 시선)가 아니라 3대 왕족 밖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던 한 여성, 바로 ‘혜경궁 홍씨’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연극의 시작은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으로 시작한다. 그녀의 아들 정조는 그 진찬례를 빌어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장조로 추존하겠다고 선포한다. 그리고 비어있던 그녀의 옆 자리에 홀연히 나타난 사도세자의 혼령은 그 빈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 혼례를 올리는 10세 소녀의 혜경궁이 나오고, 한중록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1996년 동명의 연극 ‘혜경궁 홍씨’(극단 성) 이후 다시 그녀에 생명력을 부여한 연출 ‘이윤택’의 <혜경궁 홍씨>는 연희와 안무가 녹아 있는 총체극으로서 전통의 재현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인간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해 나간다.

배우 ‘김소희’, ‘전성환’, ‘최우성’, ‘정태준’, ‘차희’, ‘한갑수’, ‘박지아’ 등 베테랑 배우들이 힘을 더해 더욱 풍성한 작품으로 탄생한 <혜경궁 홍씨>는 기존의 역사극과 차별된 세련되고 모던한 연극으로 관객들의 감각을 깨울 것으로 기대된다.

<혜경궁 홍씨>는 12월 29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단 홈페이지(http://www.ntck.or.kr) 참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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