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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디셈버’, 공연이 시작하면 점점 떨어지는 매력지수

2013.12.24 16:19:00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공연으로 기억될 故김광석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디셈버’

(서울=더데일리뉴스) 2013년의 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만약 어떤 공연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할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디셈버>가 분명히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일단 믿고 들을 수 있는 ‘김광석’의 노래에 유명한 영화감독 ‘장진’이 연출을 맡았다고 하니 의심할 것도 없지 않은가? 거기에 세종문화회관에 오르는 대형 뮤지컬이라는 점, JYJ의 ‘김준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뮤지컬의 매력지수를 한껏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정말로 이 작품은 관객들이 높은 기대를 품고 공연장에 들어서게 만든다. 문제는 그 기대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채워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닐거야… 분명 더 있을 거야. 에이 설마... 진짜?” 보는 내내 드는 이 생각은 이 작품이 얼마나 진부한 스토리로 구성되어있는지 말해준다. 솔직한 심정으로 “이게 뭐지?”라고 말하고 싶다.

그럼 지금부터 왜 공연을 보고나서 이러 허탈한 감정이 들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먼저 이 공연의 이야기는 놀랍도록 진부하다. 한편으로 단순하다고 볼 수 있는데, 단순한 이야기가 감동적이 되려면 그 속에 기승전결은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겉도는 게 문제다.

심지어 남자주인공 ‘지욱’과 여주인공 ‘이연’의 감정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이건 큰 문제다. 바람에 모자가 날린 여인의 모습에 한눈에 반하는 남자, 갑작스런 그녀의 죽음 이후 뜬금없이 그녀의 환생으로 혼란스러운 남자! 정말 이 뮤지컬은 이렇게 흘러가야만 했을까? 이처럼 충분히 예상 가능한 대사와 이야기 전개는 3시간 가까이 되는 공연을 더욱 지루하게 만든다.

두 번째는 뮤지컬 전체의 분위기가 어중간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극장의 크기와도 관련이 있다. 이 이야기의 초반은 80년대 민주화항쟁의 비장함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야기는 그 시절에 살아가던 한 남학생과 여학생의 사랑 이야기로 급격히 축소된다. 그리고 다시 확장되지 않고 더욱 축소된다. 슬픈 우리의 현대사가 갑자기 축소되면서 대극장보다 소극장에서 더 잘 어울릴만한 이야기로 바뀌어 버린다. 어쩌면 이 작품이 중극장이나 소극장 무대 위에 올랐다면 훨씬 감정이 살아났을 것 같기도 하다. 만약 이 공연이 웅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렸다면 지금보다 더 매끄러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 이유는 뮤지컬 앙상블의 역할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이다. 마치 이 작품에서 앙상블은 영화 속 카메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 공연은 남녀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앙상블의 역할이 크게 부각될 수 없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첫 장면인 민주화항쟁의 현장을 제외하고는 앙상블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광석’의 음악을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재해석했다면 그것에 걸맞은 웅장한 장면들이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이 작품에서 필자의 마음을 흔든 장면이 있었다. 보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장면은 주인공이 하숙하는 집의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다. ‘어머니’가 혼령이 되어 이승을 떠나기 전 사랑하는 남편에게 건네는 말은 덤덤하고 담담해서 더 슬픈 장면이었다.

한편, 이 작품이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작은 무대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순수한 청년의 사랑 이야기로 풀어나갔다면 훨씬 이야기에 힘이 생기고, 관객의 마음도 흔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故김광석’ 또한 ‘탄생 50주년 기념 뮤지컬’이라는 타이틀과 거대한 무대가 어색하지는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 해 본다.

결론적으로 뮤지컬 <디셈버>는 ‘장진’ 감독 특유의 깨알 같은 유머가 작품 곳곳에서 생동감 있게 드러난 뮤지컬이었던 반면, ‘김광석’의 고유한 분위기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뮤지컬이다.

본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4년 1월 29일까지 계속되며, 자세한 공연 내용은 뮤지컬 <디셈버> 공식홈페이지(http://www.newdecember.co.kr) 참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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