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고나면 누구나 행복해지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2014.01.17 21:45:00
▲ 듀티율: 김동완. 이사벨: 최수진
▲ 듀티율: 마이클리. 이사벨: 최수진
▲ 듀티율: 이종혁. 이사벨: 최수진
(서울=더데일리뉴스) 공연이 끝나고 주저 없이 관객들의 입에서 ‘행복하다’, ‘즐겁다’, ‘재미있다’는 감상평이 나오는 공연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공연을 다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같이 본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할지 망설일 때도 많다.
그렇다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한 여성 관객은 커튼콜이 끝나고 “아...행복해…”라는 말을 남겼고, 같이 온 남성 관객도 공감하는 표정이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 나오면서 하나 같이 즐거운 모습이었다. 어린아이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에게 호감을 이끌어낸 이 작품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유머’는 연령대에 제한 없이 모두를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야한 농담도 아니고, 개그콘서트를 몰라도 웃을 수 있는 그런 유머이기 때문에 누구나 웃을 수 있다.
여러 웃음 코드 중에 하이라이트는 ‘근데 내가 의사다~’, ‘근데 내가 경찰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전혀 의사나 경찰 같지 않은 허점투성이들이 자신이 의사, 경찰이라며 으스대는 모습은 우리들에게 친숙한 ‘영구’, ‘맹구’ 같은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의사와 경찰이 등장할 때면 객석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이 뮤지컬은 탄탄한 이야기와 최고의 음악으로 관객들을 기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만약 줄거리를 모르고 이 작품을 접한 관객이라면 결말이 주는 반전에 놀랄 것이다.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않아도 함축적인 대사와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스토리는 관객들이 제대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노래와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이 작품도 늘 완벽한 것은 아니다. 공연의 완성은 바로 ‘관객’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저녁 공연은 관객과 배우 사이의 친밀감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 좋은 예이다.
그 날은 ‘듀티율’의 ‘김동완’, ‘듀블’의 ‘임철형’이 출연했다. ‘듀티율’은 벽을 뚫는 능력을 갖게 된 남자 주인공이고, ‘듀블’은 그에게 처방전을 내려주는 술주정뱅이 의사다. 우선 둘의 케미스트리(chemistry, 화합)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결정적으로 배우들의 슬랩스틱에 가까운 코믹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한 번 제대로 터진 웃음은 극 전체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만들었다. 특히 이 날(1월 16일 20시 공연)은 한 꼬마의 웃음이 큰 몫을 했다. ‘꺄르르르’ 웃는 한 아이의 웃음소리가 어른들의 마음까지도 행복하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솔직하고 호탕했던 꼬마의 웃음이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켰고, 무대 전체를 감싸 안은 그 웃음은 배우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배우들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흥겨워 보였다. 이처럼 마음을 활짝 연 관객과 배우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잊지 못할 공연으로 만들어 나간 것이다.
한편, 이 날 공연은 주인공 ‘김동완’의 힘을 새롭게 알게 된 계기였다. 가수 신화 멤버로 더 친숙한 그는 이번 뮤지컬이 두 번째 작품이다. <헤드윅> 이후 <벽을 뚫는 남자>로 뮤지컬에 새롭게 등장한 그는 안정적인 노래와 연기 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앞으로 그가 뮤지컬에서 보여줄 활약이 기대가 된다.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대형 뮤지컬 가운데서 빛나는 보석처럼 오랫동안 사랑 받을 작품이다. 이 공연은 1월 26일까지 2호선 혜화역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hongikartcenter.com/) 참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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