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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한 ‘서울-대구’ 뮤지컬 여행기

2014.04.14 11:52:00

당일치기로 다녀온 뮤지컬 여행의 기록

(대구=더데일리뉴스) 세계적인 뮤지컬은 모두 서울로 모이니, 서울 사람은 돌아서면 ‘레미제라블’ 또 돌아서면 ‘캣츠’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해보았다. 서울 사람인 나는 뮤지컬 한 편을 보기 위해 여행 같은 하루를 보냈다. KTX로 떠난 여행 같은 뮤지컬 관람기,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대구로 떠난 지난 수요일(4월 9일)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큰 맘 먹고 ‘서울-동대구’ 당일치기!

평일 저녁 7시 30분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 위해 KTX 티켓 예매 사이트(www.korail.com)에 접속했다. ‘몇 시 차로 떠날까?’ 그래도 평일이니 오전에는 해야 할 업무를 해야 할 것 같고, 오후 3시 티켓을 예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차편은 동대구에서 밤 11시 17분 출발하는 티켓을 예매했다. 성인 1명 기준으로 서울-동대구 왕복에 약 7만7천원의 KTX 티켓 비용이 든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약 2시간이면 동대구에 도착한다. 그리고 동대구에서 공연장이 위치한 곳까지 대구 지하철로 약 40분이 소요된다. <오페라의 유령>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어서 대구 지하철 2호선 계명대 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대구 ‘납작만두’ 먹고 공연장으로 향하다

이왕 대구까지 온 김에 조금 걷기로 했다. 지하철 대구역에서 반월당역까지 지하철로 2정거장 정도 떨어져있는데 걸을만하다. 만약 대구의 유명한 음식을 미리 검색하고 온다면 ‘납작만두’를 찾아 볼 수 있는데, 대구 교동시장 골목골목마다 납작만두를 파는 가게가 많다. 손님 2명이 가도 부담 없이 1인 분을 시켜 먹을 수 있다. 가격은 3,000원. 일단 배를 채워야 했기에 납작만두를 먹고 대구의 동성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시내에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으나, 점점 지하철 ‘반월당’역이 가까워지니 인파가 북적북적해졌다. 대구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 역은 서울의 명동처럼 로드샵이 즐비한 곳이었다.

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공연장이 있는 계명대 역으로 향했다. 벌써 해는 지고 어두컴컴해졌다. 그리고 어둠 사이에서 상당한 규모의 공연장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서 있었다. 로마 신전 같은 모습으로 위용을 과시하는 계명아트센터는 서울 어느 극장보다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건물 앞에 수 많은 인파가 몰려 있어서 ‘무슨 행사를 하나?’ 하고 가까이 가 보니, 고등학교 단체 관람객들이 줄 서 있는 모습이었다. 요새는 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뮤지컬 같은 공연들을 단체 관람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교실에서 DVD로 보는 것보다 이렇게 현장에서 공연을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니, 교육적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오리지널의 감동은 그대로 그러나 약간은 어수선한 분위기

평일 공연이어서 인지 몰라도 비어 있는 객석이 많아 보였고, 전체적으로 공연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공연의 아우라는 무대 위 배우들에게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에너지에서도 나오는 법인데, 관객의 에너지가 부족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배우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듯, 그들의 연기 또한 다소 힘이 없어 보인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오리지널 팀은 정해진 시간 동안 무대에서 보여줘야 하는 모든 것들을 뿜어내고 있었다. 2012년 서울에서 봤던 그 모습이 그대로 대구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샹들리에, 화려한 가면 무도회, 아름다우면서도 음산한 지하 터널 등 <오페라 유령>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최고의 무대 연출을 다시 만나니 뮤지컬의 고전을 만난 것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다. 다시 볼 수록, 요새 뮤지컬 작품들이 <오페라의 유령>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야기 전개나 소품을 사용하는 방식 등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연출 기법들이 많은 뮤지컬에서 응용되고 있으니, 이 작품은 뮤지컬의 ‘표본’과도 같은 작품인 셈이다.

명곡은 세월이 지날 수록 더욱 빛을 내는 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오랫동안 사랑 받는 이유는 화려한 무대 연출 덕분이기도 하지만, 세월이 지날 수록 더욱 진해지는 음악이 그 중심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뮤직넘버 중에 단연 최고는 ‘The Phantom of the Opera’(오페라의 유령)와 ‘All I Ask of You’ (바람은 그것 뿐)이다.

두 곡의 분위기는 완벽히 대조적이다. 첫 번째 노래는 주인공 ‘팬텀’(가면을 쓰고 나오는 남자)의 존재를 각인 시켜 주는 강렬한 곡이다. 이 곡은 극중의 오페라 공연장을 자기 세상처럼 뒤흔드는 팬텀의 위용이 여실히 드러나는 노래로서 여자 주인공 ‘크리스틴’(팬텀이 사랑하는 여인)을 한 숨에 휘어 잡는 노래이기도 하다.

반면 두 번째 곡은 청아하게 아름답지만 동시에 슬픔을 간직한 곡이다. 1막에서 이 음악은 ‘크리스틴’과 ‘라울’(그녀의 연인)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의 언약을 하는 곡으로 쓰인다. 어떤 시련이 와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두 남녀의 사랑 고백은 아름다운 선율로 퍼져 나간다. 그러나 이 곡은 2막 마지막 장면에서 ‘크리스틴’과 ‘팬텀’의 가슴 아픈 이별을 표현하는 곡으로 쓰인다. 즉 1막과 2막을 관통하는 최고의 음악은 단연 ‘All I Ask You’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 안에서 사랑과 이별을 동시에 담아내는 이 노래는 관객들에게 슬픈 감정을 더욱 고조 시킨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다시 서울로 돌아가다

이제는 집에 돌아갈 시간이다.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미리 예매해 놓은 서울행 KTX를 타러 발길을 옮겼다. 공연에서 느낀 감동을 고스란히 몸에 새기고 KTX에 몸을 실어 대구를 떠났다.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한 대구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났다. 만약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1박 2일 정도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본 공연은 오는 5월 4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계속되며, 오리지널 팀(브래드 리틀, 클레어 라이언, 안토니 다우닝)은 2012년 서울 내한 때의 모습 그대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대구는 매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 해로 8회재를 맞는다. 이제 대구는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세계적인 오리지널 팀 무대까지 선보이고 있다. 또한 딤프는 <투란도트>라는 창작뮤지컬도 직접 제작 하면서 국외 공연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 대구 지역이 세계적인 뮤지컬의 중심지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 해 본다.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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