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기, 춤, 음악의 3박자가 완벽했던 발레 ‘지젤’
2014.06.19 17:31:00
▲ 지젤 1막 광란의 장면(황혜민 Photo by Kyungin Kim 유니버설발레단)▲ 지젤(황혜민 엄재용 photo by Kyungjin Kim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더데일리뉴스) 발레 <지젤>은 19세기에 완성된 작품으로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낭만발레이다. 클래식 발레의 진수와 명품 군무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이기도 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무용수들은 서정적, 비극적, 낭만적인 작품을 연기할 때 더 빛을 내는 듯 하다. 똑같은 <지젤>이어도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은 한층 더 고혹적인 매력을 풍긴다. <지젤>뿐만 아니라 ‘로미오와 줄리엣’, ‘백조의 호수’, ‘오네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심청’ 등 그들이 표현하는 발레 무대는 항상 감동적이다.
특히 이번 <지젤>은 문훈숙 단장의 작품 설명이 더해져서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그녀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매 공연마다 관객들을 위해서 작품을 쉽게 설명한다. 그녀의 설명은 단순한 줄거리 요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용수들의 몸동작 하나 하나에 담겨진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처음 발레를 접하는 사람들도 편안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유니버설발레단 작품을 볼 때마다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중세 독일에서 전해지는 옛 전설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춤을 좋아하는 아가씨가 결혼 전에 죽게 되면 ‘윌 리’라는 춤의 요정이 되어 밤마다 무덤에서 빠져 나와 젊은이를 유혹하여 죽을 때까지 미친 듯이 춤을 추게 한다는 내용이다.
1막에서는 아름다운 시골 소녀 ‘지젤’의 명랑함과 비극이 대립한다. 그녀는 몸이 쇠약하지만 춤추기를 좋아해서 항상 엄마의 걱정을 사는 유약한 소녀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된 귀족 출신의 ‘알브레히트’는 ‘지젤’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당시에는 귀족과 평민의 결혼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알브레히트’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게 되고, 이를 알아차린 사냥꾼의 폭로로 ‘지젤’은 충격에 빠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좌절한 ‘지젤’은 끝내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죽게 된다.
2막에서는 죽은 ‘지젤’을 잊지 못하고 무덤가를 찾은 ‘알브레히트’ 앞에 ‘윌 리’ 요정들이 모여든다. 이 요정들은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활동을 시작하는데 숲 속에 들어 온 젊은이들을 미친 듯이 춤을 추게 해서 죽게 한다. 곤경에 빠진 ‘알브레히트’를 발견한 영혼의 ‘지젤’은 끝까지 그를 보호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녀의 도움으로 살아난 ‘알브레히트’는 숭고한 그녀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1막이 세속적 세계를 그리고, 2막이 영적 세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무용수들의 동작도 차이가 있다. 문훈숙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1막과 2막은 팔의 움직임이 다른데, 2막의 동작은 버드나무가지처럼 축 늘어져 팔꿈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서정적이고 슬픈 느낌을 표현해 준다. 그리고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은 영혼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동작은 언제가 시작이고 언제가 끝인지 모르게끔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발레 <지젤>은 낭만발레인만큼 이야기의 서정성을 전달하는데 무용수들의 연기력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고난이도를 요구하는 작품이지만, 연기력 또한 요구되기 때문에 표정과 몸짓을 총동원한 무용수들의 연기는 발레 <지젤>의 관람 포인트다.
1막에서 주목할만한 장면은 사랑하는 남자 ‘알브레히트’의 신분을 알게 되어 정신을 잃게 된 ‘지젤’의 몸짓이다. 그 때 그녀는 무대 공간을 최대한 넓게 사용하면서 ‘가슴이 터질 듯한 괴로움’을 온 몸으로 연기한다. 그리고 2막에서 ‘알브레히트’의 고통과 속죄의 몸짓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또한 1막의 포도수확축제 장면과 2막의 ‘윌 리’의 군무도 발레 <지젤>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한편, 발레 <지젤>은 음악과 몸짓이 환상적으로 연결되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 작품은 무용수의 움직임에 따라서 음악이 사용되는데, 무용수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음악도 작은 소리로 긴장감을 높이고, 화려한 움직임을 보일 때는 선율 또한 웅장해지면서 음악과 몸짓이 공연장 전체를 휘감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이 6년만에 선 보인 발레 <지젤>은 연기, 춤, 음악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최고의 작품이었다. 매번 아름다운 작품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다음 레퍼토리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본 작품은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했으며, 오는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공연한다.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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