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서울시뮤지컬단 뮤지컬 ‘균’, 리딩공연 vs 정식공연 비교체험!
2014.06.24 22:43:00
(서울=더데일리뉴스) 최근 창작뮤지컬의 제작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창작 시나리오 공모 후 리딩공연을 올린 뒤에 작품성을 인정받으면 그 때, 정식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 소개 할 뮤지컬 <균>은 그러한 제작 방식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2013년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이하 ‘CJ’)에 선정되어 리딩공연을 거치고, 2014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본 공연이 한창이다. 리딩공연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균>이 정식무대에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먼저 CJ가 인큐베이팅한 기존 작품들을 살펴보면,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와 <풍월주>가 있다. 이 작품을 본 관객이라면 CJ의 작품 선택 기준이 여성 마니아 관객층을 염두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일반화 시킬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두 작품만 놓고 본다면 ‘지키고 싶은 아름다운 소년과 그들의 우정과 사랑’이라는 소재가 여성 관객층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뮤지컬 <균>의 리딩공연 당시(2013년 6월)를 떠올려봐도 그렇다. 뮤지컬 배우들 가운데 ‘모성애’를 자극하고, ‘소년과 남자’ 사이를 오묘하게 오고 가는 ‘이재균’ 배우의 캐스팅은 <균>이 지향한 작품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작품은 <여신님이 보고계셔>와 <풍월주> 사이 그 어딘가에 있을 법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홍길동전을 탄생시킨 ‘허균’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또한 조선작가들의 비밀시문모임이었던 ‘풍월향도’의 기생 ‘매창’과 천민 ‘희경’ 그리고 ‘균’ 사이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참고로 ‘희경’은 남자다. ‘균’은 ‘희경’과 의형제같은 사이로 특히 ‘균’이 ‘희경’을 친형처럼 따르고 아낀다. 한편, ‘희경’에게는 연인 ‘매창’이 곁에 있는데, 어느 순간 ‘균’ 역시 ‘매창’을 사랑하게 된다.
간단히 줄거리를 살펴보아도 뮤지컬 <균>의 그림이 그려진다. ‘균’은 시대의 풍운아처럼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형 ‘희경’과 ‘매창’ 사이에서 갈등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운명은 바람과도 같아서 그 삼각관계를 뛰어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기억해 보면 배우 ‘이재균’이 연기했던 ‘균’의 모습은 ‘피터팬’과 같았다. 워낙 그 배우의 분위기가 ‘소년’처럼 하얗고, ‘소녀’처럼 고운 모습이어서 ‘이재균’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마치 순정 만화 속에서 튀어 나온 예쁜 남자주인공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 작품이 정식 무대에 올라섰을 때, 리딩공연의 분위기와 180도 다른 작품이 되어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 <균>은 서울시뮤지컬단의 배우들이 참여했는데, 일단 배우의 이미지가 리딩공연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달라졌다. 등장인물들은 ‘미소년’에서 ‘상남자’로 바뀌어 있었다. 다른 의미에서 배우의 이미지는 굵고 기품이 있어 보였다. 한마디로 ‘포스’가 넘치는 배우들로 새롭게 바뀐 것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잔뼈가 굵은 뮤지컬단이다. 1961년 창단된 국내 최초의 뮤지컬 단체이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연륜과 전통을 지니고 있다. 그 동안 서울시뮤지컬단은 창작극을 발굴하고 무대화하면서 국내 창작 뮤지컬의 지평을 넓혀왔다. 그리고 이 단체가 CJ의 인큐베이팅 작품 <균>을 선택했고, 그것을 정식 무대로 올린 것이다.
정식무대의 <균>을 보면서 서울시뮤지컬단의 배우와 연출진이 이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이 작품이 리딩공연 때보다 조선시대 청년 작가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 열정, 우정, 사랑 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소화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서울시뮤지컬단의 배우들이 선보인 연기는 속이 꽉 찬 듯 옹골지고, 가창력도 안정적이었으며, 앙상블과의 호흡도 훌륭했다. 작품을 보고 난 후 잘 차려진 밥상을 배불리 먹은 듯한 기분이었다.
특히 주인공 ‘균’을 연기한 배우 ‘이경준’의 모습은 대단히 신선했다. 리딩공연 때 ‘이재균’ 배우의 이미지를 기대하고 온 관객이라면 처음엔 다소 실망했을 수도 있다. 그는 얼굴 선이 굵고, 체격도 있어 보이는 듬직한 풍채를 지닌 배우였다. 목소리에는 힘이 넘치고, 표정 연기도 압권이었다. ‘균’이라는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계속 심리 변화를 경험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인데, 그는 ‘균’의 분신이 된 듯 자유자재로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결론적으로 정식무대의 <균>은 리딩공연 때보다 농익고, 탄탄해졌다. 그것은 배우와 연출진의 노련미와 원숙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원들과 연출 ‘문삼화’, 작가 ‘하경진’, 작곡 ‘장영지’, 음악감독 ‘신경미’, 안무 ‘서병구’의 조화가 뮤지컬 <균>을 새롭게 만들었다.
조선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비밀시문모임을 흥미롭게 풀어낸 뮤지컬 <균>은 귀를 사로잡는 음악과 절도 있는 군무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본 공연은 7월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자세한 공연정보는 공식트위터(www.twitter.com/musical_Kyun) 참조
조재희기자 The dailynews232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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