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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성을 대변하는 영화 ‘섹스볼란티어’

2010.04.08 00:22:00

(서울=더데일리뉴스) 지난 2006년 9월이었다. 중증 장애여성 이선희 씨가 집 앞 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녀는 인터넷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올려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킨 장본인. 살아 생전 이선희 씨는 “장애인을 무성의 존재로 취급하지 말라. 우리에게도 성은 있다”고 온 몸으로 호소했다. 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었다. 장애인이 직접 만든 이 법은 제29조에서 ‘성에서의 차별금지’를 명시하며 “장애인이 성생활을 향유할 기회를 제한하거나 박탈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천명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화했을까. 장애인 성문화 활동가인 박지주(39) 씨는 “장애인에게 생존권은 의식주와 함께 성이다. 성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다. 하지만 장애인은 개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특히, 성은 인정하지 않는다.”

영화 는 이 같은 장애인의 성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죽기 전 이루고 싶은 소원이 ‘섹스’라고 말하는 전신마비 장애인, 손을 움직일 수 없어 반평생 자위 한 번 할 수 없었던 뇌성마비 장애인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 스크린에 담겼다. 그리고 한 여성이 남자 친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섹스자원봉사를 시도했다. 또 장애인에게 성 자원봉사를 하는 모임이 소개되며, 휠체어를 타고 성매매 업소를 찾는 장애인이 나타난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고 판결을 내리게 된다. 과연 무엇이 옳을까.

그 점에서 는 장애인의 성에 관한 모의 재판이기도 하다. 재판이라면 판사와 변호사가 등장해야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현직 판사와 변호사가 배우로서 연기를 한다. 도덕성의 최정점에 서 있는 현직 가톨릭 신부님과 스님도 영화에 배우로 출연해 한 몫 거든다. 이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전적으로 관객에 맡긴다. 영화에 몰입하면 할수록 고민에 고민을 이룬다. ‘섹스’라는 단어가 있지만 노골적인 성적 묘사는 없고, 장애인의 성이라니 긍정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은 애매함도 겪게 된다.

2010년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장애인 시설과 복지단체마다 각계인사의 발길이 잦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밝혔듯이 일회성 관심과 동정은 차별의 다른 얼굴이다. 지금 이 순간 장애인들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복지정책을 요구하며 또다시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활동보조인 제도 정상화, 장애인 연금 현실화 등등 무엇 하나 가벼운 주제가 없다.

그리고 장애인의 날 이틀 뒤인 4월 22일 가 관객을 찾아온다. 이 영화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유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인권 비아그라’ 비아그라가 발기가 안 되는 당뇨병 환자와 척수 장애인을 위해 출시된 의약품이라면, 는 장애인의 성을 냉대시하는 우리 사회의 가슴을 깨우는 비아그라이기 때문이다.

한편 는 2009년 브라질 상파울로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들에 초청되어 화제성과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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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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