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소년의 반전, 충무로 100억 신화의 눈물
2026.06.23 21:45:27

누룽지 국물로 버틴 소년의 기억이 충무로 거리 위에 다시 놓인다.
오는 24일 방송되는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광고 기획자 박동훈이 걸어온 파란만장한 삶과 그가 지금 충무로에서 벌이고 있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조명된다.
박동훈의 이름 앞에는 ‘충무로의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단돈 200만 원으로 시작한 1인 회사를 연 매출 100억 원 규모의 광고 회사로 키웠고, 한때 직원 100명과 5층 사옥을 둔 성공한 CEO로 불렸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움직인 힘은 화려한 성공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은 풍요와 거리가 멀었다.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박동훈은 “하루 종일 굶는 날도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배고픔이 일상이었던 시절, 그는 밥공기와 숟가락을 들고 대궐 같던 앞집 대청마루로 향하곤 했다.
그곳에는 누룽지 국물이 담긴 대야가 있었다. 박동훈은 그 국물을 몰래 떠와 외할머니와 나눠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대야 바닥에는 밥알이 수북이 깔려 있었다. 박동훈은 “아줌마가 (내가 국물을 떠가는 걸)알았던 것 같다”며 당시의 배려를 떠올리다 눈시울을 붉힌다.
이 기억은 그가 성공 이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단서처럼 다가온다. 박동훈은 돈을 벌어 올린 뒤 자신만의 안락한 공간에 머물지 않았다. 대신 충무로 곳곳의 버려진 땅을 찾아 길거리 미술관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쓰레기 더미로 방치됐던 육교 아래 공간은 ‘둥지 미술관’이 됐다. 아파트 도로 개설 뒤 남겨진 자투리땅은 ‘사변삼각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길거리 미술관은 현재 7곳에 이른다. 도시의 틈새를 예술로 채우는 일이 박동훈의 새로운 무대가 된 셈이다.
그가 광고업계에 들어선 과정도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처음에는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을 인쇄소에 전달하는 일을 했고, 박동훈은 “책상도 없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직접 그린 손그림을 회사 대표 책상 위에 몰래 올려둔 일이 기회로 이어졌고, 한 은행의 로고 제작을 맡으며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이후 그는 대기업 광고 콘티 작업을 거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1992년 29세에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 성공은 빠르게 따라왔지만 이번 방송이 주목하는 지점은 돈의 규모가 아니다. 박동훈이 자신이 번 부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삶의 기억에서 비롯됐는지가 더 큰 울림을 만든다.
또한 서장훈과 장예원은 과거 공연장이었다가 박동훈의 놀이터가 된 비밀 공간도 찾는다. 서장훈이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위아래로 움직이는 수상한 바닥의 정체를 알아채자 박동훈은 “눈썰미 하나는 인정한다”며 놀라움을 드러낸다.
한편, 지리산 소년에서 충무로 기획자로 성장한 박동훈의 삶은 오는 24일 밤 9시 55분 방송되는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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