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지 말아야 할 게 '바람'만은 아니다”
2008.10.09 07:14:00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이종구)는 지난 8일 청소년 흡연 및 음주 등 2007년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를 시작한 2005년에 11.8%였던 흡연율은 2006년 12.8%, 그리고 2007에는 13.3%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흡연자 10명 가운데 7명은 편의점 등에서 담배를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미성년자들에 대한 담배판매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연간 흡연예방 교육 경험률은 2005년 57.1%에서 2006년 50.8%로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58.8% 다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흡연율 증가세에 비춰볼 때, 금연과 직결될 수 있는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연도별 20세 이상 남녀 흡연율' (한국금연운동협회 제공)
더군다나 한국금연운동협회(www.kash.or.kr)가 지난 1980년부터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해 온 흡연율은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조사시작 당시 80%대에 육박했던 남성의 흡연율은 지속적으로 줄어 2008년 현재 10명 중 4.7명이 흡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조사시작 당시 12.6%였던 여성 흡연율은 1994년에 3.5%로 떨어진 이후 평균 3.6%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금연을 결심하고 금연초를 피우고 있다는 직장인 곽 모씨는 “건강을 위해 더 늦기 전에 금연을 하게 됐고, 약국에서 1단계 금연초를 사용한 지 보름정도 됐다”면서 “20년 넘게 즐겨온 담배를 하루아침에 끊는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주말에 등산을 즐기면서 담배를 멀리하다 보니 삶의 활력도 늘어나는 것 같다”고 금연의 예찬론을 늘어놨다.
◆ 흡연에 따른 경제손실 8조원에 달해
'10월6일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 (사진제공 : 윤석용 의원 홈페이지)흡연으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폐해가 2005년에만 8조92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한나라당 윤석용(서울 강동을) 의원은 보건복지가족부 국감자료를 통해 흡연으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를 언급하며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함에도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학교나 학원 및 의료기관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학교 바로 앞이나 병원 입구 앞에서 흡연을 하더라도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때문에 병원 입구나 응급실 입구, 병원 내 주차장, 학교 건물 앞, 학교 건물 외벽 등 흡연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의원은 “병원 및 학교 경내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술집이나 건물 등의 경우 입구에서 20m이상 떨어진 곳에서만 흡연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국민건강증진법의 개정도 함께 단속효율성 제고를 위해 60세 이상의 은퇴노인들에게 단속업무를 부여해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언했다.
◆ 금연 사각지대, 흔들리는 민생치안
'주택가 인근 공원에 모여 흡연하고 있는 청소년들' (사진제공 : 쿠키뉴스)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강서구의 한 지역. 학교를 마친 중, 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어디론가 향한다. 다세대 주택가 주차장으로 들어간 학생들을 따라가 보니, 담배연기를 연신 내뿜느라 정신이 없다. 입시학원에 가기 전에 들른다는 이곳은 이미 그들만의 ‘아지트’가 된지 오래됐다고 한다.
인근 다세대 주택에 사는 한 주민은 “학생들이 드나든지 벌써 5년이 넘었는데, 담배 피고, 침 뱉고, 오줌 싸고... 말도 못한다”며 “어른들이 얘기해도 코빵귀도 안뀌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참다못한 주민들이 관공서에 진정을 내고 경찰서를 통해 청소년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살고 있는 이씨(32세)는 “이사온지 두 달쯤 되었는데, 학생들의 그런 행태를 처음 접해서 너무 놀랬다”며 “같이 거주하는 분들과 협의해서 진정을 내게 되었는데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나마 이곳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거주민들이 있어 흡연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계도가 가능하기 때문. 인근지역의 팔각정이 있는 공원은 이미 학생들 독차지가 된지 오래다. 경찰들의 순찰에도 불구하고 흡연학생들의 출입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관할 지구대의 김 모 경사는 “학생들이 우리가 얘기해도 그때뿐인데, 어른들 말을 듣겠냐”면서 “학교에서 선생님들도 입시지도 하기에 바쁜데, 금연교육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더군다나 고유가로 인해 그나마 있는 순찰차도 감축운행하고 있다”며 “몇 명 안되는 직원들이 넓은 지역을 순찰하다보니 주민들의 고충을 충분히 해소해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아무리 고유가에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하지만, 민생치안을 책임져야 할 경찰의 업무를 제한하는 조치는 국민들에게 이해받기 어려울 것이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30대 이상 중, 장년층들은 등산이나 다양한 사회체육 활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있는 반면에 청소년들은 비만과 운동량 부족으로 점점 더 나약해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흡연은 청소년들의 성장에 절대적으로 해가 될 뿐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마련과 아울러 내 자녀를 돌보듯 주위의 청소년들에 대해서도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더데일리뉴스 / 신동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