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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탈당, 한나라당의 비상구는?

2007.03.21 02:02:00

지난 15일부터 칩거를 통해 자신의 향후 정치적 거취를 고민해오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탈당’을 선택했다.

이로써 이명박·박근혜·손학규 이른바 ‘빅3’라는 한나라당 경선공식은 깨졌다. 손 전 지사의 탈당 선언을 막기 위해 당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 의원들이 나섰지만 그의 결심을 막지 못했다.

빅3 공식 깨진 한나라당 ‘비상구’는 어디에

비록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5%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물러 왔지만 그의 공백을 어떻게 채울 수 있느냐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빅3 가운데 보수와 실용주의를 넘어 중도·개혁적 이미지를 지켜온 손 전 지사의 여백을 기존의 예비후보들이 대신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나라당의 풀어야할 당면과제다.

무엇보다도 보수라는 한나라당의 이미지가 더욱 공고하게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 전 지사도 그동안 자신이 있어 ‘한나라당이 수구보수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고 곧잘 말해왔다. 이러한 손 전 지사의 주장에 당내에서도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오히려 손 전 지사를 두고 “소중한 보석과 같은 존재”라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경선 흥행 여부도 고민거리다. 손 전 지사가 거취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을 때에도 당 안팎에서는 경선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그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탈당 선언이 방송사 생중계로 보도되자 당직자들은 이미 인터넷 기사를 통해 접한 터라 탈당소식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대부분 “유구무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 당직자는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도부가 먼저 나섰어야 했다”고 뒤늦은 쓴소리를 했다. 또 그는 “문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이 경선 흥행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며 당내 우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명박·박근혜 더 개혁적인 목소리 내야”

손 전 지사의 탈당으로 경선 항로에 낀 짙은 안개를 걷어낼 방책은 없을까. 손 전 지사를 지지해온 한 중진의원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두 후보(이명박·박근혜) 중에서 누구든지 개혁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중도성향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둘 중 누구라도) 개혁성을 강화하는 게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 이상 말을 아꼈다. 다른 초선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안타깝다”는 말과 함께 “경선이 걱정된다”는 우려만 되풀이했다.

언론을 통해 손 전 지사의 탈당 가능성이 예고됐지만 “설마…”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당장 미래에 대한 예측과 더불어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재섭 대표도 손 전 지사의 기자회견 이전에 박재완 비서실장을 통해 탈당 소식을 접한 뒤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당으로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 기자회견 직후 “이유가 무엇이든 탈당선언을 철회하고 정권교체의 한 길에 힘을 합쳐주길 바란다”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손학규의 탈당, 한나라당과 범여권 어떤 영향 미칠까

손 전 지사의 탈당이 정치권에 미칠 영향에 정가의 관심이 높다. 한나라당은 당장 그의 공백을 채워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동안 손 전 지사의 탈당 가능성과 맞물려 제기되어 왔던 것이 그가 범여권의 후보로 부상하느냐다. 칩거에 들어가기 직전에 참석한 ‘전진코리와’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손 전 지사의 탈당이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범여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반증이다.

전진코리아도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용기있는 역사적 결단을 온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며 “새로운 정치 질서의 출현을 갈망하는 모든 분들께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진코리아는 손 전 지사뿐만 아니라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도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무엇보다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민생정치준비모임과 통합신당모임은 통합신당 구성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의 탈당이 통합논의의 진전을 보이지 못한 범여권의 정치일정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정치컨설팅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이)한나라당의 개혁과 범여권의 통합을 위한 발걸음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손 전 지사는 결국 제3지대에서 머무르겠지만 범여권도 위기감에 휩싸일 것”이라며 “정동영·김근태도 정치적인 성과를 내기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손 전 지사의 공백을 채워야하는 만큼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이 한나라당 경선 흥행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손 전 지사의 당내 지지도가 낮았던 것이 이같은 전망을 하게 된 이유라고 박 대표는 지적했다.

때문에 경선 흥행의 성패여부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경쟁이라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느냐가 흥행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박 대표는 손 전 지사가 제3지대에서 다시 범여권 후보로 선출돼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맞붙게 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 선거는 역사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박 대표는 “본인이 출마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모르겠고, 독자출마인지 범여권후보와 연대할 것인지 혹은 한나라당과 다시 연대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손 전 지사의 움직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재하면서도 “그러나 제3의 후보가 범여권후보를 누르고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석 기자

idaily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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