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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과시용 소비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2016.02.01 11:27:00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의 이봉승 이사장

(서울=더데일리뉴스) 주얼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과시용 소비라는 편견이 서서히 무너지고, 패션·관광 등과 같은 문화 콘텐트라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산업의 중추인 주얼리 소공인들의 환경은 개선이 더디다. 재인식된 산업의 격에 맞게 업계 종사자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현실에서 인식을 바꾸고 소공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의 이봉승 이사장이다. 25년간 주얼리업계에 몸담아 온 이 이사장은 업계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수출의 다리를 놓고 있기도 하다. 이 이사장에게 진행 중인 조합의 사업들과 한국 주얼리 산업의 실태를 물었다.

- 한-중 FTA 재협상을 요구하시면서 1인 시위를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했죠. 협상 결과를 보니까, 저희 주력상품인 14K, 18K 제품은 수출 관세가 20%로 되어 있어요. 순금이나 다이아는 35%로 되어 있고요. 그런데 수입은 즉시 0%로 개방이 돼요. 수출관세는 20%를 10년 동안 2%p씩 줄여서 0%로 한다고 되어 있는데, 10년이 되기 전에 내부 제조 기반은 무너지겠죠. 국회의원들에게 100여 분 찾아다녔어요. 국회 의장께도 의견을 드렸고, 밖에서 1인 시위를 벌였죠. 조합원들과도 함께 시위를 했는데 다른 조합원들은 생업이 있으니 오래는 못했고, 조합장은 의지를 표해야 하니까 혼자 이어갔죠.”

- FTA협상 내용에 문제가 많았었군요.

“수입은 0%이고 수출이 20% 관세예요. 국내 주얼리 제조는 포기했다고 봐야죠. 오히려 나가서 만들어서 가져오면 0%가 되는 겁니다. 협상 전까지는 수출 관세가 20%였고, 수입은 8%였어요. FTA가 되면 이 폭이 좁혀지니까 중국 시장을 기대하면서 힘들어도 버텼던 건데, 더 어려워졌잖아요? 윤장식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께 질의했을 때에도 재협상은 불가능하지만 추가협상 때 기회를 보자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추가협상 1순위 항목으로 요청을 했어요.”

- 주얼리 수출이 활기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주얼리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열렸던 하얼빈 빙등제에서 전시됐습니다. 여기서 가신 분들 20분이 축제에 VIP로 초청을 받았지요.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 세계적인 축제인데,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하얼빈 류치 부시장님과 제가 관계가 있습니다. 수출 때문에 중국에 갔다가 가까워졌어요. 그분도 한국에 세 번 정도 오셨고, 저도 중국에 세 번 정도 갔습니다. 그렇게 왕래를 하고 있었는데 한-중 FTA가 나온 거예요. 그래서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중국에 제품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더니 하얼빈 시장께서 한국에 와서 MOU를 체결했어요. 지금 하얼빈에 보세 공단을 크게 만들고 있는데, 거기에 한국 평수로 50평짜리 공장을 제게 무료로 지어준다는 겁니다.

그 공장에서 물건을 통관시키면 관세 6% 이하로 해주기로 했어요. 저는 공장이 완성되면 국내에 있는 모든 주얼리 제품을 우리 보세 공단 공장에서 받아서 통관을 시켜줄 겁니다. 그러면 하얼빈을 통해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갈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중국을 겨냥해서 디자인도 하고 작업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많은 분들께 신뢰를 드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말뿐 아니라 직접 움직이고 있다는 걸 보여드려야 하잖아요. 마침 하얼빈에서 전시에 참여해 달라는 초청이 왔고, 하나에 2000달러씩 하는 부스 25기를 무료로 지원 받아서 참여했습니다.”

- 하얼빈 보세 공단에 공장이 생기고, 거기를 통해서 수출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이 인상적인데요. 조금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하얼빈에 굉장히 큰 공단이 들어서는데, 그곳에 공장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데 제 입장에선, 중국 사람을 쓰자니 분실 위험이 있죠. 고민을 하다가 다시 찾아가서 반제품으로 가져가겠다고 했어요. 거기서 광만 내고 포장만 하면 관세 6%로 인정을 해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시장께서 하는 얘기가, ‘그러지 말고 완제품으로 가져와서 포장만 해도 인정해 주겠다’고 하더군요. 저희가 이번 전시에서 물건 판 것도, 괸세 6%를 냈어요. 하얼빈시에서 14% 보전을 하고요. 저희가 협상에서 20% 관세라는 불리한 결과로 나온 건 사실이지만, 그걸로 다른 어떤 산업은 득을 볼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방법을 찾은 것이죠.”

- 지금 그쪽 공장의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제 생각엔 올해 2월에는 끝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1년에 2%씩 관세가 줄어드는데, 줄어들면 이 방법의 메리트가 없어지니까요. 선점을 하려면 빨리 진행이 되어야죠.

- 중국에서의 가능성을 높게 보시는군요.

“중국은 중국에서 내는 세금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아요. 중국에서 사람들이 와서 가지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던 걸 이제 현지에서 바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사실 저는 더 욕심이 있어요. 보세 공단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한국에서 데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일자리 창출을 하게 되면 정부나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일자리 사업과도 연관이 있잖아요? 그런 지원이 뒤따른다면 더 많은 분들이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원사업 펼치니 소공인들 자긍심도 높아져

- 조합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특별히 진행되는 사업이 있습니까.

“우선 여기에 특화센터(서울주얼리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열었죠. 특화센터라는 게, 한 동에 10인 미만의 같은 업종 50개 이상 제조업체가 있으면 신청 대상이 됩니다. 저희는 충분히 지원 대상이 되지요. 심사에서 인정을 받아서 지난해 6월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 특화센터를 통해 어떤 혜택이 돌아가고 있나요.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요. 1페이지에 50만원씩 하는 카다록도 4페이지 지원했고, 환경개선사업도 진행했습니다. 또 교육사업이 있는데, 컴퓨터로 디자인을 해서 장비로 출력해 원본을 만드는 교육을 했습니다.

- 영세업체로서는 상당히 좋은 기회가 됐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말씀이, 이 일을 시작하고 본인들을 위해 뭔가를 해준 게 처음이라는 겁니다.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부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대부분 작은 공장에서 혼자나 둘이 하다보니 일을 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이 있었거든요. 세무부터 해서 오든 업무를 혼자 해오셨던 분들이, 조합이나 특화센터가 지원사업을 하고 문제점을 들어주고 건의해서 처리해주고 하니까, 긍지를 갖게 되셨어요.”

- 유통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저희는 제조와 도매만 하고 있습니다 저희 조합원들도 소매는 없어요. 전국에 있는 소매상들이 중상, 즉 중간상인을 통해서 물건을 가져가는 형태가 여기 상권이죠. 찾아오는 상인들이 있기 때문에 애써 유통 마케팅에 힘을 쏟지는 않아요. 그래서 도매만 하고 있고, 아예 ‘소매 사절’이라고 써서 붙여놓기도 해요. 대부분 한두 명이 작업을 하는데 소매를 할 수가 없죠.”

- 주얼리업계의 현재 실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이제까지는 주얼리를 ‘사치산업’으로 봐 왔어요. 그런데 이제 ‘문화산업’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국회에서 지난해 11월에 개소세 폐지 적용영역에 주얼리가 포함됐어요. 국회에서 주얼리에 대한 법을 통과시켰다는 것이, 상당히 발전한 거라고 저는 평가해요. 이제 사치산업이 아니라 문화산업으로서 이탈리아나 태국, 홍콩 같은 방향으로 가리라고 전망합니다.”

- 업계의 고민이나 극복해야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어려운 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생산시설의 노후화지요. 환경이 열악해요. 그래서 저희가 추진하는 게 아파트형 공장입니다. 거기로 가면 유해물질이나 폐수 같은 것들도 정화할 수 있으니 눈치 보지 않고 기술개발만 할 수 있을 겁니다. 주얼리 공장은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10평 미만이어도 됩니다. 아파트형 공장 작은 곳 한 동에도 수십 개 업체가 들어갈 수 있거든요. 도시형 산업이죠. 그걸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요.”

-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계획이 어느 정도 잡혀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미 기관하고도 접촉이 끝났어요. 구에서는 땅을 해주고, 시에서는 건물을 이전시켜 주고. 이것도 올해 안에 삽을 떠야 한다고 봅니다.”

- 세해에 조합원들에게 하시고픈 말씀이 있다면.

“조합원들 80% 정도가 회비를 자동이체로 보내주고 있어요. 이 정도면 조합원들이 조합에 대해 신뢰를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조합이 생긴 지 22년 됐는데, 22년 동안 아무 불만 없이 회비만 내오셨던 분들입니다. 이제 시스템을 하나씩 갖췄가면서 조합원들을 위한 사업의 추진과 내실 다지기에 힘써야죠. 이분들의 물건을 팔아주고, 공장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저희 일 아니겠어요? 하얼빈 보세 공단을 파이프라인 삼아서 이분들이 만든 것을 전 세계에 보낼 겁니다. 실제로 고속화 철도가 하얼빈에 개통이 되면서 물류가 좋아요. 러시아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결과는 조합원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홍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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